지금 가진 생각들이 온전히 나의 것인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2년 전,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 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여 쉽게 우울감을 버리지 못했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걸까, 혹은 나만 이런 걸까?'
세상에 나 혼자 태어나 살아왔다면 지금의 '생각', '판단' 같은 것들을 할 수 있었을까.
타인에게 야금야금 얻어낸 지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내가 무능력하다고 느껴졌다. 흔히들 '창의적 사고'라고 말하지만 과연 세상에 완벽히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시 나는 이 기분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답을 찾기 위해 애쓰고 괴로워했다.
이러한 생각은 성장 과정에서 생겼다. 주변에는 유난히 특별한 사람이 많았다. 흔히 사람들이 해내지 못하는 사고를 하는 사람들. 그들도 어떤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했을 수 있겠지만 사고방식이 대단했고 존경스러운 부분이 많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존경하던 이들의 말투, 생각, 몸짓을 따라 하는 나를 발견했다. 속이 텅텅 비어있는 내가 껍데기만 타인을 따라 하는 모습에 크게 실망을 했다. 이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내게 진정한 자립은 없구나.'
당시 멘토라 생각했던 이에게 찾아가 이 감정을 털어놓았다.
"저는 스스로 생각을 못 하는 것 같아요. 모방으로 둘러싸인 제가 너무 하찮고 조그맣게 느껴져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그는 이야기를 듣고 웃어 보이며 이야기했다.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그냥 수긍하고 살면 되는 거야. 모두가 습득해서 사는 거고 그게 당연한 거야. 복잡하게 생각하면 머리 아파."
몇 달째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 세상 사는데 아무런 쓸모도 없다니. 이야기를 마치고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내 마음속 미제로 남겨뒀고, 이후 세상을 잘 살아가는 듯했다.
허나 요즘 이 생각들이 내게 다시 불쑥불쑥 찾아온다.
우울증과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겪다 보니 삶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바쁘게 사는 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을 흘러가게 했다. 단순히 생존에만 매달렸던 일로는 나의 궁금증이 해결되지 못했다.
이제는 잠시,
멈춰
세상 사는데 쓸모없는 것도 알아가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