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웠다. 코트 위에 목도리를 칭칭 둘러매고 주머니에 손을 꾹 넣어둔 채 식당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영화 'sex and the city'에 나온 'Sarabeth's'라는 식당이 주변에서 있을 것만 같은데 도통 보이지가 않았다. 입술을 삐죽 내밀고 걸음을 빨리하기 시작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몸을 녹일 곳이라면 'Sarabeth's'가 아니라도 좋다고 생각하며 음식점을 찾고 있었다.
센트럴 파크가 어렴풋이 보였다. 공원 근처로 가서 식당을 찾기 위해 길을 건너기로 했다. 횡단보도 앞으로 가는데 흑인 남성이 손을 쭉 내밀었다. 그는 손에 전단지를 쥐고 있었다. 거칠고 건조해 보이는 손으로 전단지를 내밀었다.
나는 한국에서도 전단지를 잘 받지 않았고, 받는다 해도 곧장 버릴 것 같았기에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손을 흔들었다. 기분 나쁘지 않게 살짝 웃어 보였다.
횡단보도 불이 파란불로 바뀌었다. 걸어가며 멀어져 가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멜로디를 넣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Have a nice day. keeping your smile!"
빨간 모자를 쓰고 조금은 허름한 복장을 하고 활짝 웃어 보이는 남자. 안경 안으로 보이는 그의 눈동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행복함이 담겨 있었다. 그의 젠틀한 미소와 행복함이 전달되어 순간적으로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 전단지를 받아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몸을 돌려 횡단보도 중간에 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Thank you!"
어렵게 찾아간 'Sarabeth's'의 음식은 입맛이 맞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것마저 즐겁게 다가왔다. 그가 전해준 행복함이 내 마음에 피어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