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봄답게, 여름은 여름답게 보내고 싶었다.
1년간 계절의 변화에 돋보기를 들이댔다.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잠시 멈춰 가만히 지켜보던 나날이었다.
입춘이나 하지 같은 단어들이 발치에서 서성거렸다.
눈이 오고, 꽃이 피고, 매미가 울고, 낙엽이 떨어졌다.
귤, 냉이, 수박, 단감을 먹으며 계절의 맛을 느꼈다.
시간은 대부분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 가끔은 순간에 하염없이 머무르기도 했다.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는 했지만 계절은 끝끝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계절을 들여다볼수록 하루가 소중해졌다.
오래오래 아름다움을 지켜보며, 지켜내며 살아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