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라이킷 9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엄마가 웃었다

by 유자와 모과 Jan 30.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하림아, 난 처음에 너가 좀 독특하다고 생각했어. 쟤는 혼자 왜 저러나 그랬거든.

근데 이제야 알겠어.”


일 년 만에 S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교회에서 예전에 같은 모임에 속해 있던 언니다.

모임에 참석한 대부분은 정치에 별 관심 없었고 한 두 명은 열심을 내는 좌파였다.

교회 모임이니 정치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간혹 좌파 쪽에서 정치적 발언을 했다.

왠만하면 그냥 듣겠는데 친중 반미 주장이 나올 때는 참기 힘들어 반박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왼쪽에 있던 S 언니는 그런 나를 보며 특이한 얘라고 여겼단다.       


비상계엄 때 언니는 대통령 담화문을 들으며 머리를 탁 맞은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민주당에서 29번이나 탄핵을 시도했다고? 이거 뭔가 잘못되었는데? 

언니는 선관위에 군인들이 투입된 이유가 궁금했고, 자료를 찾다가 부정 선거가 실제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2023년 10월 국가정보원은, 선관위의 투 개표 관리 시스템 모두 해킹이 가능하고 개표 결과 조작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선관위에서 1200건의 채용 비리가 일어났고 모두 불법으로 판결이 났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언니는 그때 나를 오해해서 미안하다며 전화를 한 거다.

계엄 한 달만에 언니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건 좌파 우파 싸움이 아니야. 자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간의 싸움이지. 

내 아이들 미래 생각하면 너무 걱정돼. 

나 지금 헌법 재판소에 집회 참석하러 갈껀데 같이 갈래?”


180도 변한 언니 모습에 나는 그저 놀랄뿐.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언니가 구치소 집회에 참석 중이라며 사진을 보내왔다. 연휴인데...

한 번 놀랄뿐.   

  

“오늘 2030들이 엄청 많이 왔어. 젊은 친구들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우리가 막 박수쳐줬다니까.”


지난 토요일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엄마가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7년 전부터 광화문에서 부정선거를 외쳐왔다. 

남들이 욕을 하건 말건, 음모론이라고 비웃건 말건. 


엄마는 수년 전부터 부정 선거를 조사하라는 토요 광화문 집회에 틈틈이 참석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태양이 내리꽂아도 수많은 어르신이 매주 광화문에 나왔다. 

마음으로는 그분들을 응원했지만 나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귀중한 내 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심은 찔렸기에 집회에서 나눠 드시라고 엄마에게 간식을 챙겨 드렸을뿐. 


지난 토요일 저녁 7시쯤 광화문 집회 현장을 비춰주는 실시간 영상을 보았다. 

청년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엄마는 젊은 얘들이 아직도 집에 안갔냐며 놀라워했다. 

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어르신들이 수년간 거리에서 비웃음을 당하면서도 나라를 살리기 위해 부정 선거를 외쳐 왔는데, 

언론에서 집회 소식과 사진은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는데, 이제야 국민이 진실을 알아 주는구나. 


방금 전한길 선생님이 올린 ‘울면서 호소드립니다’라는 영상을 보았다. 

또 눈물이 났다. 헌법재판소 판사들까지 공정하지 않다니...

대한민국 큰일났구나. 

영상을 보자마자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이번주 토요일엔 나도 광화문 갈게.”


엄마가 웃었다.  



* 며칠 전 <stop the steal> 이란 책이 출시됐다. 

대법원의 부정선거 은폐기록을 담은 도서인데 교보문고 주간베스트 1위다. 

정말 웃긴 건 교보문고에서 저 책 제목을 치면 표지가 나오지 않는다.

표지 없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교보문고, 대체 왜 그러니? 스카이 데일리 신문처럼 너도 협박 받았니?  

이승만 대통령의 삶을 담은 <건국 전쟁> 영화 포스터 사건과 판박이라 기가 찰 뿐이다.

얼마나 은폐한 게 많으면 저럴까.


브런치 글 이미지 2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궁금하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