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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의 기쁨

by 유자와 모과
의정부음악도서관.jpg


* 8월 첫날, 창문을 여니 땅부터 하늘까지 꽉 채워버린 우렁찬 매미 울음소리.


* 비 개인 아침. 뒷산 산책 중 후드득 머리 위로 쏟아지는 빗방울. 깨끗하게 닦인 잎사귀.


* 오미자청 올해는 나도 담아야지 했더니 숙성된 오미자청 한 병 갖다 준 지인,

시댁에서 준 김치를 거의 다 먹었다고 했더니 김장김치 한 통 가져다 준 지인.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 동네 주민이 공원에 비치된 운동기구에 올라 시계추처럼 이리저리, 절도있게 움직이는 모습.


* 품질 좋고 깨끗한 옷 20벌 추려내 굿윌스토어에 기부하기. 옷장 가벼워지고 기부금 영수증도 받고.


* 새로 방문한 미용실에서 모과 머리를 봉구 스타일로 바꿔 버렸을 때.

스타트랙 주인공 스팍이 떠오른다.


* 모과가 선물 상자에서 나온 부직포를 활용하여 북커버 만들어 주었을 때.

며칠 뒤 키링까지 만들었다. 이제 그만.


* 유년부 선생님 결혼식 날 동료 선생님들과 율동하며 축가 불러주기.

청년 하객들이 격려?의 박수를.


* 맛있는 해물찜 먹겠다고 산길 따라 1시간 20분 걸어 마침내 도착했을 때.


* 대추가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


* 비 그친 저녁 독립문 공원에 울려 퍼지던 클래식 선율. 음악 들으며 밤하늘 바라보기.


* 휴일 오후에 모과와 만든 레몬 파운드 케이크. 상큼하고 달콤한 여름의 맛.


* 음악 도서관에서 케니 베런 음반(beyond this place) 들을 때.

알토 색소폰 연주(Immanuel Wilkins) 들으며 눈이 번쩍.


* 집 근처 편의점에서 벤엔제리스 체리 가르시아 맛 발견. 2+1이라 기쁨 3배.


* 무뚝뚝한 경비 아저씨가 화단에 물 주는 모습 바라볼 때.


* 뒷산 둘레길 걷는데 숲속을 울리는 와아~ 하는 함성소리. 소리 따라 올라가봄.

무악정 앞에 주민 여럿 모여 구령에 맞춰 몸풀기 운동 중. 하나 둘 셋 넷. 씩씩한 외침을 들으니 절로 웃음이.



* 밴드 두 달 만에 모여 곡 맞춰보기. 하나도 안 맞지만 함께 연주하니 흥이 난다. 흥이 나.


* 뒷산에서 탁구공만한 초록 밤송이 발견. 곧 여물어 떨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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