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닥터정 : 연고를 바를 때 피부에 딱 스며들 정도만 바르는 사람도 있고 피부 위에 두텁게 얹어(?) 놓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정도 양을 발라야 되는 걸까?
황약사 : 적당히 발라야지.
닥터정 : 아 그러니까, 그 '적당히'가 대체 어느 정도 냐고.
황약사 : 흐음. 그게 말이지. 엄밀히 말하면 부위마다 달라.
닥터정 :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
황약사 : 쳇, 그럼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연고가 나오는 구멍의 지름이 5mm라고 했을 때, 그걸로 검지 손가락 제일 끝 한마디를 꽉 채울 만큼 짜낸 양을 1 FTU (finger tip unit)이라고 하거든. 1 FTU이 딱 양 손바닥을 바를 만큼의 양이야.
닥터정 : 그게 실제로는 몇 g 정도야?
황약사 : 2 FTU이 1g이라고 보니까 1 FTU은 0.5?
닥터정 : 그럼 양쪽 손바닥 전체를 바르는데 0.5g을 쓰면 된다는 거네.
황약사 : 그렇지. 양쪽 손바닥과 손등을 다 바른다고 한다면 2 FTU, 즉 1g을 쓰는 거고.
닥터정 : 그럼 연고를 어느 정도 바를지 고민할 때는 바를 면을 손바닥 넓이랑 비교해서 생각하면 되겠네!
황약사 : 그렇지. 예를 들어 무좀 연고를 양쪽 발바닥 전체에 바른다고 생각해봐. 양쪽 발바닥은 1.5 FTU 이야. 평균적으로 양 발바닥의 넓이가 양 손바닥 넓이의 1.5배 정도 된다고 보는 거지.
닥터정 : 그러면 양쪽 발바닥 전체에 연고를 바르려면 검지 손가락 끝마디 넓이의 1.5배 정도 양의 연고를 짜서 바르면 된다는 거지.
황약사 : 15g짜리 라미실 크림을 사용한다면 그걸 얼마나 쓸 수 있는지 계산도 가능해.
닥터정 : 음, 15g 이면 30 FTU이잖아. 하루 한번 양쪽 발바닥 전체에 바른다고 하면 하루에 1.5 FTU 씩 쓰게 되니까 20일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네.
황약사 : 맞아. 그래서 연고를 바를 부위를 손바닥 면의 크기랑 비교해서 바를 양이랑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가늠할 수 있어. 그런데 실제로는 연고를 바를 부위가 손바닥 면보다 넓을 일이 별로 없단 말이지.
닥터정 : 맞아. 연고를 바를 부위가 좁다면 진짜 말 그대로 적당히 발라야지 뭐. 그런ㄷ가끔 연고를 바른다기보다는 덩어리째 얹어 놓는 사람들 보는데 그런다고 효과가 더 있는 건 아니잖아?
황약사 : 접촉되어있는 면의 약만 흡수되는 거니까 굳이 그렇게 얹어놓을 필요는 없어.
오늘의 메시지
1. 연고, 크림 등 외용제를 바르는 기본 용량 단위를 1 FTU (finger tip unit)이라고 합니다.
2. 한쪽 손바닥 = 0.5 FTU = 검지 손가락 마지막 마디의 절반 = 0.2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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