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땡그랑. 숨은 보석 발견

by 금빛


최근 들어 음식을 탐했던 적이 없었는데, 요가스쿨에 들어온 지 둘째 주가 되니 제법 식욕이 돌기 시작했다. 공복 아침 수련을 마칠 때 즈음이면 배가 그냥 울어 제끼기 시작하고, 하루의 마지막 고요한 인요가 명상 시간에는 행여나 하여 배를 졸여야 하니, 이것 참 퍽이나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는, 잃은 줄 알았던 식욕이 돌다니 요가가 다시 내 몸을 일으켜 주고 있는 거구나 싶어 고맙다.


요가원에서 보내는 마지막 일요일 아침.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지역 관광지를 중심으로 주말 투어가 준비되어 있는 날인데, 난 그 그룹 일정을 스킵하고 개인 작업에 시간을 쓰기로 했다. 아침부터 설렘에 마음이 바빴다. '다음 주 있을 하타 요가 수업 시연을 준비해야지. 떠오르는 시퀀스들을 적어다가, 나중에 해변에 가서 머릿속으로 한번 펼쳐내 봐야겠다. 오늘은 새하얀 복부를 어깨만큼 태워서 올 거야. 그리고 해질녘 돌아와서는 수련실에 가 비디오를 켜두고 정리했던 시퀀스를 노을 앞에 펼쳐 놔 봐야지. 완전 멋진 하루가 될 거야.'


노트북을 잡고서 곱게 오전 시간을 빚고, 오후를 보낼 해변을 찾아 지도 속을 헤매다 콕 집어 고른 한 해변. 그냥 가까운 해변엘 가려다가 구글맵 사진 속 마치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는 그곳을 도저히 만나보지 않고서는 후회할게 뻔한 일이었다. 도착한 그랩 택시에 올라타고 요가원을 조금만 벗어나니 더없이 멋진 발리의 풍경들이 펼쳐진다. 다리들을 건너고, 나는 생명력 넘치는 해변가 도로를 달리고 또 달리고 있었다. 얼른 가방 속 에어팟을 꺼내 두 귀에 좋아하는 음악을 꽂으니 천국에 닿고야 만다.


도착해 보니 하필 내가 고른 해변은 입구까지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길을 통과해야 닿을 수 있는 숨겨진 보석. 다행히도 부둣가에 손님을 기다리던 한 오토바이 라이더가 얼른 올라타라고 손을 내민다. 두려움을 걷고 한발 한발 내디디니 야자수 사이를 지나 펼쳐지는 작고 고운 파라다이스. 입을 틀어막고 혼자 새파랗게 황홀할 수밖에. 오늘 이곳에 닿으려 길을 나서지 않았다면 어쨌을까 하는 생각에 다 아찔해진다. 나만 아는 비밀이 하나 더 생겨버린 날이다.




with love,

금빛



이전 08화DAY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