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라는 환상에 대하여
지난밤, 오늘 수업시간에 있을 하타 요가 티칭을 시연을 조금 준비하다가 깊은 잠에 들었다. 평소 같으면 새벽에 몇 번이고 깨서 휴대폰을 들여다봤을 텐데, 종일 힘들었던지라 아주 푸욱 잘 수 있었던 거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떠 휴대폰을 확인하는데.. 메일함 속에 익숙한 이름 하나가 보인다.
매일 아침이면 영어로 된 뉴스레터가 가득한 나의 수신함 속 그의 이름은 꽤나 흔해서, 뒤에 붙은 패밀리 성까지 확인을 해야 명확히 그 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두세 번을 확인해보아도, 정말로 그였다. 한 달 만에 그에게 연락이 온 거다.
사실 내게는 그가 보내온 메일 속 내용보다는 그 시간들이 고작 한 달 밖엔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던 것이다. 밀란에서 돌아온 한국, 그 더위에 놀라 잔뜩 찌푸린 채 남지에 있는 언니네 집에 염치없이 이주를 머물고, 발리행을 결심해 이곳 요가원에 와 매일 요가를 하는 장면이 펼쳐지기까지, 이 모든 시간이 고작 한 달.
발리는 가끔 울렁이는 지진이 느껴진다. 아침 요가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그의 메일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는데 또다시 울렁울렁. 이곳에 와 두 번째로 느껴 본 그 지진은 그래 네가 있는 곳이 분명 발리가 맞다고 말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