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맛

무기력한 날에는 김밥 꽁다리

by 담연

무기력한 날에는 김밥 꽁다리를 먹는다.

만사가 눅진하고 반복되기만 할 때,

풀어헤쳐진 김밥 꽁다리 사이에

삐져나온 온갖 야채들 사이에선

어딘가 모를 작은 역동성이 꿈틀거린다.


꽁다리의 맛은 정갈하게 썰린 중간부분보다

더욱 더 풍성하기도 하다.

한입에 넣고 웅얼웅얼거리면

화악- 하고 퍼지는 맛에

숨겨져 있던 내 의지마저도

화들짝 놀라 일어서곤 한다.


버려져야 할 자리에서 찾은 다정함은

결국 따뜻한 위로가 되어 돌아온다.

쓸모 없어 보이는 날의 내가

김밥 꽁다리를 찾는 이유는

아마 그래서 일지도 모른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