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날에는 피자
피자에는 분주함이 숨어있다.
주욱 늘어나는 치즈 속에
다채로운 재료들이 엉켜 있고,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몰래 숨어 있다.
가족들과 나누어 먹던 포슬한 피자,
친구들과 시켜 먹던 개구진 피자,
어느 날은 연인과,
또 다른 날은 동료와 함께했던 녹진한 피자.
지금 나는 혼자지만
한 조각, 입에 넣을 때마다
그때의 북적이던 기억들이
입 안에서 사르르 퍼진다.
치즈처럼 늘어지며 따라오는 소리와 얼굴들.
바삭한 엣지를 베어물면 친구의 웃음소리가,
페퍼로니를 우물거리면 가족들의 수다가,
치즈의 틈새마다
시끌벅적한 풍경들이 묻어 나온다.
혼자임이 서운한 날엔
피자를 먹는다.
한 조각씩 사라지는 피자판을 보면
마음속 빈틈도 조금씩 채워지는 것 같아서.
그래, 언젠가 다시
누군가와 북적이며 나눌 날이 오겠지.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한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