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날에는 돼지국밥
유독 슬픈 날에는 나도 모르게
뜨끈한 돼지국밥집에 들른다.
이모 국밥 한그릇이요! 하고 부를 때의 정다움으로 이미 슬픔은 마음 한켠에 정리해 두고나면,
얼마 있지 않아 투박한 뚝배기에
뽀오얀 국물이 한가득 들이찬다.
몇 안되는 찬가지들이지만,
국물의 크리미함에 스르륵 서러움이 녹아내리고 짭쪼롬한 새우젓 한 저분과 고기 한점은
생채기가 났던 마음 구석탱이를 어루만져 준다.
그 모든 시간 동안 식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준 국밥에게 고마워
또다시 그를 만날 생각에
나는 슬픔을 꿀꺽 흘려보낸다.
사람도 음식도 너무 뜨거울 필요는 없다
감정도 그렇다고
다 지나간다고 그렇게 온기가 희미하게 남은
뚝배기가 중얼거리듯 남아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