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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Jun 10. 2024

말 안 하면 모르잖아

내로남불

 요즘 들어 아이가 반복해서 혼나는 영역이 있다. 바로 '말'이다. 

 말을 험하게 하거나 예의 없이 말해서가 아니었다. (참고로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남자 아이다) 자꾸만 마음에 있는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을 해버리곤 한다. 그게 무슨 문제야? 할 수 있지만 뜨거운 프라이팬으로 음식을 볶고 있는데 자신도 해보고 싶었는지 손을 먼저 내민다. 

 정신 놓고 음식을 하다 깜짝 놀랐다. 위험한 행동이 반복될 때마다 이야기한다. 

 '말을 먼저 해야해! 마음에 있는 원함을 말로 할 줄 알아야 해!'

 단적으로 사건 하나만을 이야기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일이 비일 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때로는 강한 말로 때로는 따뜻한 말로 타이르지만 생각보다 고쳐지는 게 더디다. 안전도 안전인데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는데 말보다 행동이 앞서서 오해를 불러일으켜 학교에 불려 가기도 했다. 

 '말 안 하면 모르잖아'


 그렇게 답답하고 바른말을 이야기하는데 최근에 나도 바로 이런 일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양쪽이 같은 의도를 가지고 진행한 일인데 서로 이야기하지 않아서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그것을 푸는 과정에 오해가 있음을 알겠되었다. 

 사실 우리 집, 더 나아가서는 내가 태어나 자란 지방에서는 '정'이 강해서 서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뭘더 챙기는 것으로 마음을 전하곤 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온 이후로 소통상의 문제를 겪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아이의 행동에 때론 울컥할 때가 많았는데 그 울컥함은 나를 보는 것 같은 답답함 때문이었을까? 역시 아이를 가르치는 건 말이 아니라 행동과 분위기였나 보다. 가르치고 싶지 않은 것을 닮은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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