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에 서서 앞으로를 읽어내기
예비 PM대상으로 멘토링, Q&A를 하다 보면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런 내용이다.
PM은 신입을 거의 안 뽑는다던데, 진짠가요?
그때마다 내가 하는 대답은 대개 이러한데,
→ IT 대기업의 현실
소위 '네카라쿠배당토'라 불리는 IT대기업에서는 신입 채용 자체가 드물고 벽이 높은 것은 사실
유통 등의 전통 대기업에서는 공채 제도가 존재하는 곳들도 있지만, 그것마저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고,
간혹 진행하는 전환형 or 체험형 인턴도 경쟁률이 굉장함.
ㄴ 여기에서의 '경쟁률'은 영어나 학점과 같은 수치적 스펙이 짱짱한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실전형 인재가 많다는 의미로서 받아들이면 좋을 듯. 이미 PM으로서 서비스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거나 나를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 (충격적이었던 게 요즘엔 전공도 IT융합학과가 많아져서 학부 때부터 실무와 같은 경험 or 창업 기회도 엄청난 것 같았다!)
→ 스타트업의 현실
스타트업 자체가 신입을 뽑아 가르치고, 이들이 배워서 일 인분의 몫을 해낼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는 곳이 많음. 시간이 없다.
규모나 단계에 따라 다르지만 타임투마켓으로 인한 속도전,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일당백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
초기 빌드업의 경우에도 경력직 위주의 채용이 디폴트,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주축으로 영입하는 모양새
이것이 업계에 속한 상황에서 바라보는 현실인데, 이 이야기를 해주면 자연스레(?) 이어받는 질문이 있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어떻게를 이야기하기 전에, 최근 <그냥 하지 말라> 저자로 유명한 송길영님의 신간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라는 책의 내용 중 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에서 개인과 조직 관점의 채용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둔 내용이 있어서 같이 정리해보려고 한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흐름을 이해하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도 찾아나가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
그리고 이는 비단 예비 PM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닐 거다.
N년차 직장인 누구라도 빨리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도태되어 있을 것 같았다.
(by.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3장)
1. [시대의 변화] 업의 교육은 더 이상 기관이나 조직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과거 특정 기관이나 조직에서 전담하던 교육이나 훈련을 이제 개인 스스로도 해낼 수 있는 시대로 변모
원한다면 유튜브와 AI 등을 통해서 혼자서 언제든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됨
2. [개인 역량 강화] 이러한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물로서, 개개인의 역량이 높아졌다
처음부터 완성된 숙련자로서의 개인이 늘어남 (개인 유튜버 → 방송 진출하는 케이스도 대표적인 예)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조직에 유입되고, 개인 역량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이들은 언제든 더 나은 대우, 핏에 맞는 커리어를 찾아 떠날 수 있음
3. [기업 채용 변화] 기업에서도 전문성을 가진 개인을 영입하는 추세로 변화했다
이미 역량 높은 개개인들이 많기에 기업 입장에서도 가능성 있는 신입을 뽑아 리스크를 지기보다는, 처음부터 완성된 숙련자를 모시는 추세로 변화하게 됨 (시간과 비용 + 키워도 떠나니까..)
→ 이미 재능 있는 사람을 모셔옴 : 공개 채용'보다 '인재 영입'이라는 단어로의 변모
→ 영미권에서도 이미 채용 관련 조직명이 talent acquisition(인재 확보)로 변하는 추세
기업입장에서 좋은 인재를 영입하려면?
① 좋은 인재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전문성을 기대하며 들어옴
② 좋은 리더가 있어야 함
- 소위 꼰대/자리만 차지하는 이들이 있는 조직은 기피하는 현상
- 과거에는 근속연수와 직급이 리더를 나타냈다면 VS 현재는 동료의 전문성을 알아보고, 본인만의 커리어 서사를 쌓은 실력 있는 리더를 기대함
③ 해당 인재의 시장 가치를 인정하고 지금 바로 보상해 줄 수 있어야 함
요약해 보자면,
- 개인 스스로 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기술과 시대의 변화 하에서
- 배움에 능동적인 개인들이 스스로 전문성을 쌓을 수 있고 역량을 기를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레 전문가로서의 개인이 늘어나게 된 것
IT필드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러한 경향성이 가장 크게 돋보이는 듯하다. 취업을 위한 직무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루트가 더 많아지고, 취업을 목표로 한 부트캠프나 직무 강의가 부쩍 늘어난 현상도 이에 따른 니즈로 인한 듯. 그 외에도 커피챗 플랫폼을 통한 현직자와의 만남이라든지, 크몽과 같은 플랫폼을 통한 전문성 있는 자료를 얻고자 하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럼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Q. 영어점수 만들어야 하나요? 학점은요? 자격증은요?
처음부터 신입 채용을 기다리며 수치적인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을 본다. 혹은 가시적으로 보이는 숫자가 아직도 나를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 준비생들을 본다. 앞서 흐름을 살펴봤듯 이젠 공채의 시대가 아니다.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가장 중요한 건 먼저 경험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험의 기회란 PM으로서 조직에 속하지 않고도 해볼 수 있는 어떤 일들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는 자세에서 시작한다.
1. 사이드 프로젝트
가장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해볼 수 있는 + 아이디어만 있다면 마음 맞는 사람들과 바로 시작해 볼 수 있는 경험일 것 같다.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고 해결하는 사고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PM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 쌓기가 될 수 있을 듯. 기회가 된다면 서비스화까지도 확장해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있고. 실제로 취업과 상관없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서비스를 키운 팀들도 봤다.
학회에서 혹은, 서비스를 통해서 함께 할 구성원들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잘 활용해봐도 좋겠다. (이건 근데 나보단 요즘 주니어분들이 더 잘 알 것 같지만...)
2. 부트캠프, 직무교육
관련 전공도 아니고, 지식 자체의 경험이 전무하다면 부트캠프나 학원/강의도 추천한다. 단 비용이 들뿐...
사교육 시장을(?) 마냥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베이스가 제로인 상황에서는 가장 접근성이 좋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개인 성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 게 나같은 경우에도 이론적인 지식을 배우고 그걸 응용하면서 배워왔던 타입이라 부트캠프나 직무교육이 잘 맞는 스타일이긴 하다.
내가 주니어 시절엔 직무 교육이랄 게 없어서 혼자 포트폴리오, 웹기획 강의 샅샅이 찾아다니면서 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요즘에야 채널도 많아지고 다양해져 선택지가 늘었다는 점도 장점인 것 같다. 유튜브에서도, 책으도 프로덕트 매니저 관련 자료들도 부쩍 늘어난 듯하고. 아무튼마음만 먹으면 배울 수 있는 곳은 많다.
3. 회사에 속하기
실무 경험을 쌓는 게 사실 베스트이지만 쉽지는 않은 건 자명한 사실.
여기에서 말한 회사란 정식 취업보다 체험형 인턴, 알바까지 포함한 경우다.
IT필드에서 뭔가 경험해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만 하더라도 회사의 분위기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경험이다. 나만 해도 그랬고, 실제로 이전 회사에서도 아르바이트생들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은 계열사로 취업해서 나중에 사내 메신저로 연락온 적도 있었다.
개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실제 일했던 경험이 면접이나 취업 경험에서 귀하게 쓰이기도 하더라..!
<핵개인의 시대>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당신의 모든 일상이 포트폴리오가 되는 시대 (p.190)
이 말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PM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의미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추천하고 싶은 건, 배움을 휘발되지 않게 하기. 스터디하는 모든 것을 [공개된 곳]에 기록하기. 본인이 준비하는 모든 것을 포트폴리오화 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PM 직무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면 다양한 스터디나 활동들을 할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1) 직무에 대한 리서치라든지
2) 각종 서비스나 비즈니스 분석
3) 직무 강의 듣기
4) 트렌드와 IT관련 아티클 스터디
5) 관련 필독서 읽기 - 내용 정리와 독후감
공부한 모든 자료들을 혼자 메모하고 휘발시키지 말고 모든 것을 공개된 곳에 기록하기를 추천한다.
네이버 블로그든, 브런치든, 노션이든 어떤 곳에 기록해 두면 언젠가 '너 얼마나 준비했니?'라고 물어봤을 때 백 마디 말보다 저 링크 하나만으로 나의 준비를 보여줄 수 있게 된다.
+ 물론 처음에야 부족한 자료겠지만, 점점 인사이트 있는 양질의 배움으로 성장해 가는 것을 목표로!
실제로 이 기록들이 베이스가 되어 또다른 기회가 열리는 경우들도 많이 봤다. 당연하다. 포트폴리오로서 기록하는 것일테니까.
사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런 큰 흐름 하에서 대답해주고 있긴 하지만,
이것 또한 정답이 아닐뿐더러, 스스로 뭔가를 알아서 해내라고 한다는 게 막막하고 어려운 일일 걸 알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많다 ^_ㅠ
그래도 N년간의 경험으로 주위 동료들이나 이직하는 사람들을 보면, 꾸준히 성장과 배움에의 욕심을 가지고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결국 하고 싶은 도메인에서 즐겁게 일을 하더라.
노력과 성실은 배반하지 않을 것을 믿으며, 프로덕트 매니저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