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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Dec 16. 2023

자료의 범람 시대, PM 실무 현명하게 공부하기

책 <프로덕트 : 유저를 사로잡는 서비스 기획의 모든 것>을 읽고

안개 속을 걷던 시간


나의 첫 직장 생활은 모 중견 IT기업에서였다.

IT background가 전무했음에도, 전공 지식과 관련 경험을 어떻게 엮어낸 덕에 운이 좋게 공채로 입사했다. 직무는 검색 데이터 기획. 기획과 데이터 그 어느메에 위치한, '너 무슨 일 해?'라고 누군가 물으면 나조차도 내 정체성에 대해 잘 말하기 어려웠던 그런 포지션이었다. 


업무의 시작도 너무 빨랐다. 몇주동안 합숙하며 빡세게 회사의 DNA와 업무 지식을 교육해주는 대기업의 시스템은 기대할 수 없었다. 사내 그룹차원에서의 회사생활에 대한 간단한 교육 정도만 며칠 듣고, 바로 실무에 투입됐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뻔하지 않은가. 생애 첫 사회생활인데다가 신입으로 입사했으니 얼마나 모르는 것 투성이었을지. 수습이 끝나고 한바탕 울기도 하고, 데이터도 날려먹으면서... 우당탕탕 그렇게 1년이 지나가고 2년차가 됐다. 


1년을 용케 버티고 나니 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스물스물 들었다. 내 적성이 여기가 맞는가? 나는 리눅스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분석도 어렵고, 파이썬도 잘 못하겠는데... 당시 한창 유행하던 게 '빅데이터'와 '딥러닝'이었는데,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내가 하는 일엔 한계가 명확해보였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따라갈 수 있는 직무인가? 개발쪽을 더 파고들어가든가, 포기하든가. 그러다 주위 기획자들이 하는 일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그들처럼 좀 더 유저들과 접점에서 만나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었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쨌든 나에겐 직무 전환은 '생존'의 문제였다. 하지만 주위에 물어볼 만한 데가 마뜩찮았다. 일단 대학교 동기나, 지인들 중에서는 IT필드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 적었고.. 사내의 다른 기획자들에게 물어보기란 조심스러운 일이면서도 '너 이직 준비해?'라는 게 뽀록날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일단 무턱대로 인터넷과 책을 찾아다녔다. 지금의 PM은 그 당시엔 존재하지도 않았다. (새삼 업계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서비스기획자, 혹은 웹기획자라고 불리는 포지션으로 열심히 검색했다. 네이버 카페와 페이스북을 뒤져서 교육을 찾아다녔다. 찾아다닌 것이 무색하게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었다. 개중에서도 웹기획 거의 초창기 세대 분들이 강의를 해주신 덕에 단비같은 강의들을 수강하며 다녔다. 웹기획 강의, 포트폴리오 강의, HTML강의, UI/UX용어, 스터디... 온갖 곳을 다 뒤져 강의도 듣고, UI/UX용어도 달달 외우고 그렇게 무식하게 기획이란 뭔지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운이 좋게도 2년이 조금 넘은 주니어 시절에 직무 전환에 성공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일을 하고 있다. 가끔은 답답하고 가끔은 성취감도 드는 여러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직무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지금 떠올려보면 당시 내가 알고 있던 것은 턱없이 부족한 지식들이었지만, 어쨌든 무턱대고 이것저것 시도하다보니 그것들이 업무와 어우러져 나만의 지식이나 노하우가 되는 경험을 해오고 있다. 그러기까지 너무 오래 돌아왔다는 생각들도 들고 조금 더 양질의 자료들을 빨리 만났더라면 더 깊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었다.




자료의 범람 시대에, 현명한 직무 공부를 위한 책 추천


근데 이제는 프로덕트 매니저에의 직무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인지, 소위 시중에 나와있는 자료들이 너무너무 많다. 오히려 자료의 '범람' 시대가 된 거다. 특히 서점에 가면 PM이나 서비스 관련 기획 자료들이 우후죽순 늘어난 상황이라, 개인의 입장에선 이중 뭘 읽어야 할까?가 또다른 고민거리가 된 듯 하다. 그래서 주위에서 '기획 공부할 때 좋은 책들 추천해 주세요!' 와 같은 질문들을 받으면 최대한 많이 말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참고] 1년 전에 정리한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추천하는 읽을거리> 아티클
https://brunch.co.kr/@sasap12/95  (하지만 고 사이에 또 많은 책들이 나와서 업데이트 할게 많다..)



프로덕트 매니저 주제로 나온 책들마다 타깃층이 다르지만 크게 아래 두 가지 정도로 분류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1) 프로덕트 매니저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거나,

- PM직무 자체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이해하기 위한 책

2) 구체적인 실무 방법에 관한 지식을 설명하거나

- PM실무를 위한 방법론이나 구체적인 사례를 알려주기 위한 책



그러다 최근 <프로덕트 : 유저를 사로잡는 서비스 기획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추천받아 읽어보게 됐다. 실제로 저자는 기획자와 PM분야 교육을 많이 해왔던 분이고, 그 과정에서 가르쳤던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작성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위 분류 중 2번, 구체적인 실무 방법에 대한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될 만해서 간단히 소개해보려고 한다.



전체적인 구성

특히 아래 두 가지 이유로 PM이나 서비스기획의 첫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듯했다. 

1️⃣ PM으로서 실무할 때 고민하는 단계들을 중심으로 큰 흐름을 훑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2️⃣ 이를 이해한 상태로 각 디테일을 채워나가기 좋은 점


→ 이러한 이유로 'how to' 중심의 실무 내용을 이해하고, 공부하고 싶은 들에게 추천한다! 


주요 내용과 흐름

1. 우리의 제품은 유저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① 사용자는 이 제품을 왜 사용해야 하지?에서 시작하는 사고의 흐름,

②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어가기 위한 기본 단계들에 대한 개념 정립


2.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과정으로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HOW TO)

① 니즈분석 : 유저 리서치, 데이터 분석

② 서비스 피처 정하기 : 아이데이션 기반의 솔루션 도출과 우선순위 선정

③ 서비스 기획 : 실제 제품 만들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단계 이해

- 유저스토리 > 와이어프레임 > 기획서 쓰기 (프론트/백오피스) > IA > 테스트케이스


3. 서비스 출시 이후 - 개선과 운영의 과정들에서 필요한 개념&방법론들

① 사용성 테스트

② 기획에 있어 필요한 심리학 개념들

③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개선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에 있는 '부록' 영역도 알차다.

예를 들어 WBS, PRD, 회고같은 개념이라든지, 트렌드 파악하거나 성장을 위한 조언들이 주 내용인데

갓 실무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도움될만한 내용들 + 실무 전이라 사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자료들로 참고해봄직했다.



그래도 부족한 것보다 훨씬 나으니, 많은 자료들의 도움을 받아 PM공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 



* 한빛미디어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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