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찾기가 어려운 세상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 DM 등.
와이파이만 터지면 데이터 걱정 없이 언제 어디서든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
휴대폰이 거의 전국민에게 보급된 후, 연말연시나 명절이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폭탄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스팸성(복붙해서 붙인 듯한 의례적 내용의) 문자나 카톡조차 서서히 사라져, 이젠 그런 특별한 날에도 연락 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 SNS에 글을 올리면 '좋아요'나 아주 가끔 댓글이 달릴 뿐.(혹시...나만 그런 건가? ㅎㅎ)
그럴 때마다 그간의 나의 넓은 인맥과, 남들은 '인싸'라 봐주는 내 삶이 그저 허상일 뿐이었나 싶다가도...
그래, 이게 현실이지. 온라인이나 사이버 세상이 원래 그런 거 몰랐어? 아무리 현실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해도 온라인이란 게 다 그렇게 한없이 가볍고 얕은 관계라는 건 알았잖아...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한다.
나는 아직 구세대라 그런지 '글'보다는 '말'이 더 좋다.
전화기(너무 올드한 단어네. 역시 난 '라떼' 세대인가 보다. ㅋㅋ) 너머로 들려오는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속에 담긴 기분, 컨디션, 감정이 전파를 타고 내게 전해 오는 걸 느낀다. 물론, 우리 엄마처럼 너무나 민감하게 반응해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거나 오해로 인한 사소한 다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글보다는 말이 더 가슴에 와닿을 때가 있다.
글로 표현하는 생각과 감정도 그 속에 '진심'이 담겨 있다면 얼마든지 상대방에게 그것이 전달될 수 있겠지만, 때로는 표현과 독해 간에 해석의 차이가 생겨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 대부분의 요금제는 통화나 문자 무제한이 많다. 시간 제한이 있더라도 사실상 그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나의 경우 그렇다는 뜻. 영업을 하거나 통화를 자주 하는 사람은 다르겠지만.)
내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 최근에는 한번씩 꺼내서 주기적으로 연락처를 삭제하곤 한다. 몇 년이 지나도록 전화 한 통, 문자나 카톡 한 번 안 하는 사이라면 과연 나의 지인이라 할 수 있을까?
연락처를 찾아 손가락 하나만 꾹 누르면 연결되는 그 '전화 한 통'이 왜그리 다들 어려울까?
휴대폰이 없던 시절, 공중전화에 동전 넣어가며 집 전화로 전화를 걸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땐 그런 애절함과 낭만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정말 너무나 간단하고 편리하게 서로 연락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린 역설적으로 그 쉬운 걸 하지 않는다.
전화라곤 집의 유선전화나 공중전화밖에 없던 시절, 약속을 정하거나 안부를 전하기 위해 공중전화를 찾고, 동전을 바꾸고,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 졸이며 초조하게 이야기를 급히 마무리하곤 했던 그 절실한 순간들...
이런 이야기를 요즘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살았냐며 신기해 한다.
전화 한 통.
얼마 전엔 서울에 사는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었다. 목소리는 여전했고, 일상도 변함 없었다.
오늘도 시간 날 때 이름을 봐도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연락처를 하나씩 삭제하고, 보고싶은 얼굴들에겐 전화 한 통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