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네 Mar 27. 2024

Close to you

'[연재 브런치북] 런던, 아들과는 처음이라'를 끝내며

https://brunch.co.kr/brunchbook/firstlondon


 그동안 저의 성실하지 못한 연재에도 불구하고, 응원과 하트 등 여러 격려를 해주신 구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작 열두 편을 쓰는데도 참으로 힘들었네요. 엄마로서, 이스탄불 살이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게으름에 여러 핑계를 대어봅니다. 아하하.

 실제 런던 여행 중에서 빅벤, 런던아이, 세인트폴 대성당, 런던 성, 사우스뱅크 일대 등 사실 이야깃거리가 참 많았는데, 여행 사진 중에서 가족들의 얼굴이 너무 명확하게 잘 나와서 남편과 아들의 초상권을 생각해서 여행기를 많이 줄였습니다. 제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만 고르다 보니 못 담은 게 많습니다. 그들의 인권을 존중합니다. 아하하.


  그리고 무엇보다 집곰이었던 그가 이스탄불에 와서 우울해하던 저에게, 아무것도 하기 싫다던 저에게, 남편이 늘 먼저 여행을 가자고 말해줘서 참 감사합니다. 참고로, 한국에선 제가 모든 여행을 다 짰는데 이스탄불 생활을 힘들어하던 저를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의 집곰 성향을 포기하고 늘 먼저 계획을 짜는 남편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합니다. 근데 감사를 표해도 이 글을 그가 읽을까요? 아하하. 그를 아시는 분이 읽으시면 그에게 전해주세요. 아하하.


 이스탄불에서 유럽과 튀르키예 여행을 거듭할수록, 어느 곳을 가느냐보다 누구와 어떻게 가느냐가 참 중요한 것이며, 그 여행 중의 날씨가 여행의 절반 이상을 결정했다고 느낍니다. 여행도 인생도 어쩌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날씨와 같은 것이 그 공간에 대한 생각과 느낌, 그 모든 것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만약 제가 남편과 아들이 탄 유모차를 끌고 비 오는 런던을 걸었다면 어땠을까요? 헉!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대폭발, 대환장의 여행이었겠죠? 아하하.


 지나고 보니 예약을 해도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유럽의 런던에서, 어쩌면 아들의 유모차 덕분에 교통약자라며 더 빠르게 입장하고 배려받고, 쉬어갈 수 있었습니다.  년 만에 다시 온 런던, 아이가 있었기에 혼자였을 때보다 더 많이 쉬고 천천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아이에게 그리고 아직 어린 당신에게 불러주면 좋을 곡을 권하며, '런던, 아들과는 처음이라'의 연재를 마칩니다.

 부족한 글을 늘 따뜻하게 읽어주셔서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Carpenters - Close to you

https://youtu.be/iFx-5PGLgb4?feature=shared

매거진의 이전글 아들과 신기한 탈 것들의 세상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