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Explore London City No.1

Swiss Cottage 편 ( feat.awful weather)

by 공대생

오늘은 또 뭘 할까 골똘히 고민하다가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침대에 집어던졌다. 도대체 부활절이 뭐라고.. 끝없는 휴일로 날 괴롭히는건지 모르겠다. 한국에 있을 때도 휴일을 별로 안좋아했는데 영국에서 혼자 4일이라는 휴일을 보내려니 이건 마치 무슨 고문같다. 기숙사에있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면 어때?라고 묻는 다면 지금 내가 있는 기숙사에 데려다 놓고 한번 살아보시지라고 한마디 던지고 1주일간의 사람이 어떻게 미쳐갈 수 있는지 보고서를 쓰고싶다. 꽤 재밌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한번 더 기숙사를 헐 뜯을 수 밖에 없는게 진짜 여기는 어지간히 영어를 못하거나 짧게 영국에 머무르지 않는이상 한달이상 있지 않는다. 저번에 언뜻 기숙사 방 예약 정보를 본적이 있었는데 이름별로 죄다 한달 이상이 넘어가는 사람이 없었고 방이 9개에서 10개 그리고 묵을수 있는 사람도 15명 가량 되는데 지금 이 집에 남아있는 사람이라고는 나 포함해서 4명 뿐이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학원에서 같은 반 친구였던 사람들도 여기서 한달정도 머물렀다는데 들리는 얘기라고는 부엌에서 쥐가 나왔다, 바퀴벌래가 있다, 시끄러워서 잠을 못잔다 등 각양각색이였다. 사실 며칠전 방에서 나갈 준비를 하는데 밑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기에 내려가보니 쥐가... 어떻게든 밖으로 쫒아보내긴 했는데 진짜 위생적으로 더 이상 머물고 싶지 않은 공간이다. 짧게 말하면 진짜 최악이다. 게다가 사람도 몇없는데 죄다 개인주의에다가 좀 뭔가 같이 다녀볼 만한 친구는 영어에 잼병이라 의사소통도 안돼고.. 그리고 어딜 다니는지 집에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또 주말을 혼자 보내야하는데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매일 고민 하는것도 지치니 시리즈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고심 끝에 떠오른건 지역탐방! 런던의 각 튜브역을 돌아보며 그 지역의 분위기나 상권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런던에서 살기좋은 곳을 꼽아라면 몇몇 유명한 지역이 있다. 내가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집을 구할 때 이래저래 많이 알아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어느정도 바삭하다. 살기 좋은 곳은 런던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서쪽, 서북쪽, 북쪽이 부촌이고 치안이 좋으며 마트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많아서 살기가 좋다고 한다. 덩달아 집값도 높지만 말이다. 그리고 남쪽이 미국으로치면 LA같이 한인타운이 있는데 엄청나게 큰 한인 마트와 한국인들이 엄청 많이 사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거기에는 한국 음식집이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집들이 많아서 어학연수온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한다. 하지만 난 한국인들과 친해지려고 런던에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쪽은 그냥 버리고 서북쪽에서 집을 찾는데 여기서 제일 유명한 지역들이 Swiss cottage, Golders Green, Finchely 이 세군데 였다. 이 중 Golders Green은 곧 있으면 이사갈 곳이고, Finchely는 저번어 집알아본다고 가봤고, Swiss Cottage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다. 튜브역에서 내려본적 조차 없다.


그래서 런던 지역 탐방시리즈 그 첫번 째 이야기 "공대생 Swiss Cottage를 가다."


탐방을 떠나기전 오늘 아침에 비가 엄청나게 왔다. 런던 와서 이렇게 시원하게 쏟아붇는건 오늘이 처음이라 이거 마음먹자마자 포기해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 앞에는 우산이고 뭐고 아무 소용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씻고 채비를 다 갖출때쯤 갑자기 비가 멎고 해가 뜨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데 물론 우산을 챙기는건 잊지 않았다. 요새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느낀건 우산은 필수고 날씨가 언제 어느 순간에 내 뒤통수를 때릴지 모르니 항상 조심해야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일기예보 확인하는걸 포기한 날 발견 할 수 있었다.

cloud-369604_1280.jpg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런던 날씨

Swiss cottage를 가는 방법을 소개하자면 jubile라인에 있는 역으로 안타깝게도 다른 라인과 겹쳐있지 않아서 갈아 탈 수는 없다. 하지만 양 옆으로 여러라인이랑 겹치는 튜브역이 있기 때문에 교통면에서는 좋다고도 볼 수 있다. 영국이 역간의 거리가 그렇게 길지 않아서 이 점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리자마자 보였던게 바로 IMAX영화관이다. 한국에도 몇 없는 IMAX영화관을 중심가도아닌 이런 곳에서 보게 될줄이야. 그뿐만아니라 마트들도 엄청 많았고 시장권이 좋다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 한 라인에 맥도날드, KFC, Subway 등 각족 프렌차이저 음식집들이 가득했다. 거기에 주방용품점이나 은행들도 있어서 확실히 생활하기는 엄청 편할 것 같았다. 탐방에 앞서 배를 채울 필요가 있다.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바우쳐(쿠폰, 보통 영수증 같은거 끊으면 뒤에 붙어있다.)로 1.99파운드로 빅맥과 감자튀김을 즐겼다. 그런데 햄버거를 먹는데 맥도날드 안에 한국인들처럼 보이는 동양인들이 곳곳에 보였다. 한국인 가족, 커플, 개인 언뜻보면 여기가 서울 이태원인가 싶기도했다. 그만큼 동양인비율이 많았는데 런던 중심가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였다. 한국인이 한국인을보고 신기해하다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새로웠다.

20160327_123553.jpg 분명 맑았는데...

이번에 Swiss cottage를 방문하기에 앞서 지도를 통해서 눈에 띄는 곳을 확인해두고 방문했는데 첫번째가 박물관이였다. 신기한게 주택단지안에 박물관이 위치해있었는데 어떤 박물관인지 감도 안잡혔다. 그냥 지도에 Museum이라고만 적혀있는건지 아니면 뭔가 특별한게 있는지 궁금했다. 지도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데 주택단지가 저번에 Golders Green 갔을 때 처럼 매우 잘 정돈되있고 건물들이 깨끗하면서도 고풍스러웠다. 괜히 살기 좋은 동네라고 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가는 길에 고등학교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문이 닫혀있어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종종 걸어가는데 한참을가도 박물관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속은건가 싶어 지도를 봤는데 이미 지나친것이 아닌가. 분명 지나오면서 아무리 살펴봐도 주택들 뿐이였는데 어떻게 된건지 혼란이 왔다. 그래서 위치설정을 켜고 한걸음한걸음 위치를 확인하면서 걸어가다 내가 멈춰선 곳는 주택형태의 박물관이 서 있었다. 느낌이 그.... 옛날에 한번 고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찾아갔을 때 박물관처럼 돌아보게 만들어둔 것같이 되어있었는데 그때는 우리나라 가옥이였지만 여기는 서양가옥 순식간에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뭐가 있을까?'

하지만 문앞에 적힌 휴무팻말이 와장창 기대를 깨트리고 말았다. 이놈의 연휴는 여기까지와서도 나를 괴롭힌다. 안내판을 보니 평소에는 수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열지만 오늘은 이스터에그, 부활절 휴일로 쉰다는 내용이였다.

20160327_133951.jpg 교회인데 십자가가 없다. 충격이였다.


부활절을 저주하며 다시 내려와서 또 다른 포인트인 정반대 방향에 위치한 Swiss Cottage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바람이 더욱 강해지며 반쯤 덮고 있던 먹구름이 순식간에 내 머리위를 스쳐지나가며 Swiss Cottage를 덮어버렸다. 그리고 시작된 비 그리고 우박... 진짜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아본 우박이였다. 서둘러 우산을 꺼내썻는데 투닥투닥 거리며 우산을 두들기고 딱바닥에는 모래알갱이 같은 투명한 돌같은 것들이 바닥을 튀어다니고 있었다. 밟을 때마다 아작아작 소리가 나고 위에서는 언제라도 구멍이 뚫을 것같이 우박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렇게 폭우와 우박을 뚫고 도착한 도서관앞에서 나를 기다렸던건 또 다시 휴무공지... 진짜 처음에 안에 불이 켜져있어서 역시 도서관은 휴일에도 일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낚시였다. 처량하게 도서관앞에서 열릴일 없는 문고리를 잡고 멍하니 덜그덕덜그덕 거리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 나왔다. 비는 여전히 거세었고 뭘해야할지 모르겠었다. 그래서 결국 카페로 가기로 했다. 사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폭우가 다시 내리면 어떻게할지 행동방침을 정해놓고 나와서 충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 카페에서 읽을 책이랑 공부할 노트를 챙겨왔기에 적당한 카페만 찾으면 되었다. 또다시 카페를 향한 강행군이 시작되었고 바지가 홀딱 젖고, 우산이 너덜너덜해졌을 때 쯤 Cafe Nero에 도착했다. 안에는 비를 피하기위해서인지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다행히 한자리가 남아서 그곳에 자리를 펴고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20160327_140755.jpg 아니 불은 켜져있잖아요.... ㅠㅠ

커피를 주문하는데 조금 특이했던게 여기는 메뉴를 전부 써놓지 않는다. 진짜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메뉴들은 메뉴판에 없는데 처음에 아메리카노는 안파는 줄 알았다. 그리고 아메리카노 시킬때 화이트 또는 블랙 이라고 물어보는데 화이트는 우유를 탄 아메리카노고 블랙이 우리가 아는 그 아메리카노다. 어쨋든 커피를 받아 창가자리에 앉는데 갑자기 눈앞이 환했다. 왜 이렇게 눈이 부시지 하고 고개를 드니... 해가 떠있다. 먹구름 뒤에서 비추고 있는게 아니라 뭉게구름이 떠다니는 맑은 하늘빛 하늘에 둥둥 떠서 날 비웃고 있었다. 진짜 하늘에대고 욕하고 싶은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0327_142922.jpg 들어오자마자 찍은 샷
20160327_145712.jpg 커피 주문하고나니 구름이 어디로? 매지션인줄..


잠시 흥분했는데 커피를 마시니 흥분이 가라앉질않았다. 그러나 곧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며 기왕 카페온거 영국 카페나 즐기자는 생각으로 주섬주섬 책과 노트를 꺼내 커피한모금과 익숙한 카페에서 시간 떼우기를 시작했다. 노트는 영국에오기전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한 내용이 담겨있었는데 엄청 유용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써먹어보기도하고 친구들과 대화에도 써먹어보면서 알아들으면 뭔가 뿌듯함같은것도 느껴지고 성취감이 들어서 공부에 좀더 집중도되고 일석이조였다. 한참을 표현을 가지고 문장도 만들어보고 머릿속에서 상황을 상상하며 이렇게 말해야지 저렇게 말해야지 역할극을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정리가되자 책을 꺼내들었는데 책 제목은 마지막 강의, 영국오기전에 학원에 같이다니던 누나가 출국선물로 나에게 줬었다. 처음에 런던 오자마자 다 읽으려고 했는데 책 페이지를 몇장 넘기다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가족, 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초반에 다루는 시한부인생의 주인공의 가족이야기가 나의 힘들었던 극 초반의 생활과 맞물리면서 읽다가 우울함에 빠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뒤 부터 매일 한 챕터씩 읽고있는데 조금이라도 슬퍼질것같으면 책을 덮고 다른 걸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어제서야 겨우 힘겨웠던 가족부분이 끝나고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동안 책에 집중해서 시간이 가는줄도 몰랐다. 시계까 4시를 가리킬때쯤 뭔가 희망차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몸에 차오르며 책을 덮었다.

20160327_142914.jpg 알찬 시간이였다.

여튼 책 이야기나 하려고 글을 쓴게 아니니 다시 Swiss Cottage로 돌아오자면 날씨가 풀리고 카페에서 나온뒤 튜브역을 중심으로 원을그리며 한번 돌아봤다. 셔터를 몇번 누르다 든 생각인데, 이 지역만 그런건지 런던 특유의 분위가 그런건지 해가 비추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게다가 한국처럼 아파트가 발달한 문화가 아니라서 건물들이 해를 가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둘러보다가 처음에 봤던 영화관이 눈에보여 한번 들어가보았다. 영국 영화관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기도하고, 외국에 온김에 영화한편이라도 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매표는 역시 기계로 했는데 성인을 누루고 매표를 눌려보니 14파운드... 영화한편에 3d도 아니고 2d에 무려 14파운드나했다. 2만원이 넘는다. 영화도 역시 우리나라의 두배가량 비쌋다. 문화생활의 비용도 이렇게 비쌀줄이야.. 인건비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보면 당연하긴하지만 여기서 일하지않는 입장에서는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돌아오기전에 꼭 한번은 시도는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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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7_165602.jpg 진짜 영화관만 떡 하니 있다.

이렇게 첫 탐방기가 끝났는데 글을 쓰면서, 탐방하면서 느낀점이라면 생각외로 엄청 한국인이 많았고, 동네가 깔끔했다는 것 정도. 영화관도 있고 도서관에 학교 각종 음식점들도 충분히 있어서 왜 살기 좋은 곳이라고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앗다. 이 외에는 딱히 뭐라고 할말이 없는게 내가 현지인도 아니고, 분위기를 읽고 여긴 어떻다 저렇다 하기가 좀 힘들다. 한국도 내가 그동네에 살아보지 않으면 어떤지 잘 모르는데 외국은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앞으로 탐방기도 이렇게 동네 사진과 가벼운 설명 그리고 겪은 일화, 느낌정도로 찾아오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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