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사랑을 해야 하는 이유
이별에 적당한 때는 없다. 이별을 위한 시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지났거나, 앞으로 보낼 시간만 존재할 뿐이다. 이별에 대한 정의와 기준은 다르겠지만, 두 남녀의 단절이 가장 근접한 표현일 것 같다. 두 남녀를 잇는 고리가 느슨해져 서서히 풀리거나, 툭하고 완전히 끊어지면 그게 곧 이별인 셈이다. 그들을 지탱해주는 기다란 고리가 인연이 되었을 때처럼 팽팽히 당겨져 있지 않는 걸, 다른 사람은 모른다. 오직 사랑을 하는 그들만 알 뿐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짐작은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다. 일종의 전조증상처럼. 하지만 정작 이별은 불쑥 찾아온다. 그것도 예측 불가능한 일상 속에서. 어쩌면, 오늘이 이별을 해도 되는 날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그런 순간에도 벌어진다. 그래서 인생이라는 게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살아가며 완전하고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직접 겪어왔다. 학습 효과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영원할 수 없단 걸 알기에.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더 나은 가치를 갈망하고자 하는 바람이 기저에 깔려 있다. 그래서 인생을 살며 학습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을 한다. 언젠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치열하게 사랑을 하는 우리가 더욱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하는 이유다. 인연의 끝에서, 아프고 눈물이 나는 것도 그래서 당연하다. 아픔의 양은 사랑했던 마음의 크기와 비례해서다. 이처럼 이별은 커다란 아픔과 고통을 주지만, 그렇다고 두려워 해선 안 된다. 이별 후 감내해야 하는 아픔 이면에는, 치열하고 뜨겁게 사랑을 했던 두 남녀가 오롯이 남아있다.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가지는 못하더라도, 보다 성숙해진 자아를 갖게 된 두 사람이다.
우리는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감정을 교차하고 또 교감한다. 이는 성장 모멘텀을 가져다주는 것과 같다. 만남, 사랑, 이별, 성숙의 과정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사랑을 하면서 상대방을 비판하고, 힐난하고, 또 단점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문제점을 찾고, 이를 되돌아본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또다시 후회하지 않도록 머릿속에 차곡차곡 저장하여 기억하려 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인 만큼, 다음 사랑에서는 이전보다 더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사랑을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오롯이 당신만을 위한 내가 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자체 성장을 위한 길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이별에 슬퍼하고, 상처 받고, 털썩 쓰러지더라도 언젠가 겪게 될 마지막이 무섭다는 이유로 부디 그다음 사랑을 밀어내지 말기를. 늘 새로운 사랑을 갈망하고, 받아들여 더 나은 가치를 발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