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넌 지금 잘 지내고 있니?

그때의 결정은 나에게 어떠한 모양으로, 어떻게 다가왔을까

by 푸른끝

그 순간에 내려진 결정은, 적잖은 시간이 흘러 나에게 어떠한 모양으로, 어떻게 다가왔을까.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그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했던 그 무엇이었다. 그렇다면, 난 지금 그 무엇을 잘 누리며 살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래서 넌 지금 잘 지내고 있니?" 쉽사리 대답할 수 없다. 감정에서 합리성을 따진다는 건, 그 마음을 부정하는 것이다. 분명 잘 알고 있다. 사랑했던 마음을 셈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당시의 나의 행동이, 어떤 무엇을 가져온 것이냐고 묻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아무튼, 너와 했던 사랑일 게다. 너를 만나 그 순간은 더없이 사랑했고, 행복했으며, 숨이 잘도 쉬어졌다. 온전한 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으며, 더 잘 살아갈 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그 날 이후 나는, 너에 관한 모든 흔적을 지워버렸다. 함께 나누었던 추억에 관한 글도, 편지도, 사진도, 마음도, 선물까지. 지금은 사랑의 흔적을 부단히 찾으려 하여도 만날 수 없다. 남은 건 가슴과 머릿속의 편린뿐이다. 그리하여 작금은 그렇게 지워진 흔적 속에서의 널 드물게 꺼내어서는, 아련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나의 행동으로 인하여 생긴 너의 상처는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잘 아물었을 거라 여긴다. 지금에 와서 드는 부채감과 미안함이 그 당시에 내려졌던 선택과 결정을 조금이나마 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렇게 안으며 살고 싶다. 그렇게도 지금의 나는 여전히 이기적인 마음이다. 하지만 결국은 잘 살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