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붉게 물들이던 노을 덕분에
하루를 살다 보면, 아쉬운 마음과 걱정, 그리고 의문이 교차할 때가 더러 있다.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진 탓이다. 하나는, 보냈던 시간이 너무 소중한데, 어떤 순간에 거기에서 그대로 멈출 수가 없어, 영영 지워질까 봐서. 다른 하나는 이런 순간을 또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들어서. 그리고 소중한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는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그리하여 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느리게 가도록, 말글과 사진으로 붙잡는다. 지금의 글쓰기가 그렇다. 사실, 안될 걸 알면서도,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일종의 오기인 셈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날,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던, 정말 어여쁜 노을을 보았다. 눈에 비친 석양의 모습은, 투명 유리컵을 투영하여 나오던 자몽에이드의 색깔과 비슷해 보였다. 너무나도 어여쁜 나머지, 곧바로 프레임 안에 넣어두었다. 하늘과 사진을 번갈아 바라보는 순간에도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 순간을 그대로 멈출 수 있을까', '이런 노을을 또다시 볼 수는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바라볼 수는 있는 걸까'와 같은.
그렇게 여러 가지 상념으로 인하여 머릿속에서 한차례의 태풍이 지나간 뒤, 정적 가득한 고요함이 찾아왔다. 그 순간, 잠시 숨을 고르며, 오늘은 오늘만 볼 수 있는 하늘을 마주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눈으로 담아두었던 노을을 이대로 보내기는 싫어서, 조금이나마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이렇게 기록해 둔다. 그것이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확신이 들어서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 하나를 조금은 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