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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Apr 15. 2023

우리가 살아가는 모양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걸 피자로 빗대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먼저 커다란 피자 한 판을 예닐곱 개로 나누어 본다. 그러면 그중에서 내가 먹는 피자 조각이 두어 개, 동생이 먹는 피자 조각 역시 두어 개, 그리고 보리가 먹는 나머지 피자 조각이 두어 개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나눔'의 개념은 많고 적음이 아니다. 누구는 많이 가져가고, 다른 누군가는 적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 늘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 속에서 늘 함께 숨 쉬고, 부대끼며 살고 있다. 나는 우리 가족이 모여 순간이 얼마나 즐거운 지 모른다. 바뀌어 가는 계절에 새로운 걸 할 생각에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봄에만 할 수 있는 일과 그때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다. 곧 여름이 다가오면, 여름에 해야 하는 일들도 가득하다. 가을과 겨울도 마찬가지다. 오늘 하루는 물론, 지금 보내고 있는 계절, 그리고 앞으로 보내게 될 계절 속에서 우리는 늘 나누어 가며 살고 있고, 또 그럴 것이다. 서로에게 무얼 바라지 않아도, 찾지 않아도, 기대하지 않아도, 그 속에서 자연스레 즐거움이 피어오른다. 우리가 정의하는 행복이자, 살아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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