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훌쩍이고, 목소리가 잠기고, 몸이 천근만근인 당신에게
1. 언제부터 아픈 것을 감췄을까요?
어렸을 때 우리는 아프면 당당했습니다. "엄마 나 아파"라고 말할 수 있었죠. 울고, 투정도 부리고,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도 괜찮았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괜찮아요"라고 말하게 됐습니다. 기침을 참고, 열이 나도 회의에 들어가고, "별거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아픈 것도 폐가 되는 세상에서 일정, 이미지, 관계, 역할 모든 것을 고려하죠. 병원이 아닌 곳에서, 가족이 아닌 사람들 앞에서, 당신은 얼마나 오랫동안 아픔을 숨겨왔나요?
오늘은 말하고 표현해보세요. 네, 적어도 나에게 말이죠. 그러면 해줄 수 있는게 반드시 보이죠. 그것이 치유의 첫 번째 단계가 될거에요.
2. 피곤함을 얼만큼 모른척했나요?
애석하게도 감기는 약이 없습니다. 쉬어야 낫죠. 의학이 이토록 발전했어도, 감기를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면역력이고, 면역력을 회복하는 중요한 방법은 휴식이니까요.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약을 먹고 일합니다. 해열제로 열을 내리고, 진통제로 두통을 누르고, 각성제로 잠을 쫓으면서 책상에 앉습니다. 우리는 종종 고통을 지나치죠.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라, 느끼지 않기로 결심하니까. 오늘은 인정할 기회죠. 연습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돌보는 연습을 말이죠. 참, 아실테지만 세상은 우리 없이도 돌아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답니다.
3. 아플 때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아플 때 우리는 퇴행하죠. 심리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고통 앞에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전한 과거로 돌아가려 하니까. 아플 때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어쩌면 엄마일 수도, 할머니일 수도, 옛 연인일 수도, 먼 친구일 수도 있어요. 지금 떠올리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 사람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이 떠오르나요. 그리움인가요, 안도인가요, 아쉬움인가요. 그 사람은 당신을 얼마나 아껴주었나요. 그리고 그 사람이 지금 당신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요. 어떤 음식을 주고 어떤 손길을 건넬까요. 지금 그 사람이 옆에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 기억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를 느껴보세요. 기억이 있다는 것은, 당신이 누군가에게 그만큼 사랑받았다는 증거니까요.
4. 아플 때 가장 그리운 음식은 무엇인가요?
아플 때 떠오르는 음식이 있죠. 흰죽, 꿀물, 따뜻한 차... 그것은 영양분이 아니라 기억이죠. 누군가 나를 돌봐주던 그 시절의 음식은 무엇인가요? 설령 지금 그 음식을 먹을 수 없어도, 이런 기억을 만들어준 삶은 꽤 고맙지 않나요. 당신은 누군가에게 충분히 돌보아졌고, 그리고 그 경험이 있기에, 지금도 스스로를 돌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
5. 아픈김에 솔직해 지자면요.
감기에 걸리면 한꺼풀 벗겨집니다. 완벽한 척, 괜찮은 척, 강한 척할 힘이 없으니까. 그래서 한 편으로는 아플 때가 우리의 본래 모습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죠. 아픈김에, 조금 더 솔직해지고 싶은 모습이 있나요? 살짝 한껍질을 벗겨낼 기회를 주는건 어떨까요.
정말 필요한 건 무엇인가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가장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약이 필요한가요? 휴식이 필요한가요?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가요? 아니면 그저 "아파도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가 필요한가요? 우리는 종종 진짜 필요한 것을 모릅니다. 몸은 물을 원하는데 카페인을 주고, 마음은 위로를 원하는데 해결책을 찾고, 몸음 쉼을 원하는데 쉼을 가장한 생산성을 찾기도 하죠.
지금 이 순간, 정말 필요한 건 무엇인가요?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인정하고, 주는 연습을 해보세요.
죄책감 느끼지 말고, 정당화하지도 말고. 그냥,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주세요.
그것이 진짜 치유가 될거에요.
처방: 충분한 휴식, 따뜻한 음식, 그리고 자신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 한마디.
용법: 나을 때까지, 그리고 나은 후에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