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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GIPUB Mar 01. 2016

열역학 법칙 그리고 스타트업

프레드릭 소디의 색다른 시각으로 본 '열역학법칙'   

아인슈타인은 "단순한 전제일수록, 그와 관련된 종류는 더 다양해지고 적용 범위는 더 넒어진다."라고 말하며 그는 고전 열역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였다.

열역학 제1법칙과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엔트로피 총량은 계속 증가한다." -Asimov, Issac-

우주의 에너지는 일정하지만 그 형태는 끊임없이 바뀐다고 한다. 그 방향은 일방적이어서 사용 가능한(usable)에서 사용 불가능한(unusable) 쪽으로 움직인다. 루돌프 클라우지우스는 에너지가 힘으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그 계의 각 부분에 에너지 농도의 차이, 즉 온도 차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에너지는 고농도에서 저농도, 즉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흐를 때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에너지가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할 때 에너지는 줄어든다. 열은 항상 뜨거운 부분에서 차가운 부분으로 흐르기 때문에 에너지 수준의 차이가 더 이상 없는 상태인 '평형상태'에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


그러면 에너지를 재활용하고 엔트로피를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에너지를 재활용하려면 추가 에너지를 사용해 전체 엔트로피도 증가시키는 방법이 있다.

열역학 체계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열린체계, 부분적으로 닫힌 체계, 고립된 체계가 있다. 열린 체계는 에너지와 물질을 둘 다 교환하고 부분적으로 닫힌 체계는 에너지는 교환하지만 어떤 중요한 물질은 교환하지 않는다. 마지막 고립된 체계는 에너지도 물질도 교환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구는 어떠한 체계를 가지고 있을까? 지구는 태양계와 에너지를 교환하지만 운석과 우주 먼지를 제외하고는 감지할 수 있을 만큼의 물질을 외부 우주와 교환하지 않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닫힌 체계이다.


노벨화확상 수상자인 프레드릭 소디는 열역학법칙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열역학법칙은 정치 체제의 흥망, 국가의 자유나 예속, 상업과 산업 운동, 부와 빈곤의 기원, 인종의 일반적인 물리적 복지 등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얼마전 매직소프트 김승현 대표님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김대표님의 말씀에 의하면 VC(venture capitalist)들은 투자를 '돈을 태운다'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때로는 투자를 '기름 붓기'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스타트업의 열역학 법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작은 불씨라도 있어야 기름을 붓는다. 그 불씨는 VC가 생각하기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VC들은 스타트업 대표의 열정을 불씨로 볼 수 있겠고 어떤 VC들은 스타트업 초기 맴버들의 스펙을 불씨로 볼 수 있다. 어떤 VC들은 스타트업의 핫한 아이템을 불씨로 볼 수 있다. 또 대부분의 VC들은 스타트업의 수익 가능성을 불씨로 볼 것이다.


우리는 보통 스타트업 하면 로켓을 떠올린다. 로켓이 발사되어 정말 어려운 과정을 거쳐 대기권 밖으로 벗어난다. 대기권 밖을 벗어나기만 하면 적은 에너지로 지구를 돌며 최고치의 값어치를 하는 인공위성이 되거나 다른 행성으로 도달하기에 스타트업들은 모두 이런 성공을 꿈꾼다. 로켓에 크기에 따라 들어가는 연료가 다르겠지만 우리는 누구보다도 멋진 로켓을 만들어 투자자들로 하여금 연료를 넣어 주고 싶게 끔 하고 싶고 이 로켓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길 원한다. 어떤 스타트업들은 이쁜 로켓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겠고, 어떤 스타트업들은 로켓의 기능들을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겠다. 또 어떤 스타트업들은 이 로켓이 얼마나 신기술로 만들어졌는지 어필할 수 있겠고, 어떤 스타트업들은 성공한 로켓의 모든 기능을 탑재했다고 어필할 수 있겠다.



스타트업이 에너지를 힘으로 변환시키는 고농축 에너지원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스타트업이라는 불씨에 기름을 부어 불이 활활 타오르면 대중들은 그 불을 구경하려고 모여들 수 있다. 또는 불씨를 얻어가려고 모여들기도 한다. 대중 또는 고객들은 타오르는 불만 구경하다가 그 불이 다 꺼지고 나면 또 다른 불 구경을 하러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수많은 벤쳐 기업과 스타트업들을 통해 이러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동안에는 주위에 모인 대중들에게 기업 광고를 해서 수익을 낼 수도 있고 볼거리를 제공하니 이용료를 내라 하고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스타트업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스타트업에게는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한 투자자들만 모이리라 생각하고 현재의 세상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작은 힘으로 조금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려 한다면 그 가치에 투자하는 이들이 모이리라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에 스타트업 열풍이 이는 것은 아마도 프레드릭 소디의 열역학 법칙에 따라 스타트업이 정치 체제의 흥망, 국가의 자유나 예속, 상업과 산업 운동, 부와 빈곤의 기원, 인종의 일반적인 물리적 복지 등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서이지 않을까?


나는 기대한다.

어떠한 스타트업이 나타나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처럼 되어버린 대한민국 정치 체제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는 것을.


나는 기대한다.

어떠한 스타트업이 나타나 예속(윗사람에게 매여 있는 아랫사람)된 대한민국의 많은 청년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을.


나는 기대한다.

어떠한 스타트업이 나타나 대한민국 상업과 산업 운동에 새로운 혁명을 가져오는 것을.


나는 기대한다.

어떠한 스타트업이 나타나 대한민국의 부와 빈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을.


나는 기대한다.

어떠한 스타트업이 나타나 대한민국의 물리적 복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을.


그리고 나는 끝으로 기대한다. 제발 대한민국 VC들이 화려한 불장난 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 바람, 국가의 자유, 국가의 상업과 산업 운동, 국가의 빈부 격차, 국가의 물리적 복지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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