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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이 있는 매장 -
완더러스 스탠드 커피점

#Issue 8. 가상의 공간을 현실로




   ‘매장을 연다는 것은 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우선 연다는 결심은 예선전을 치르는 과정입니다매장을 열기 위한 과정들즉 정보 수집정보 분석콘셉트 구축운영 전략 수립상품 및 서비스 준비집기 및 비품 구축인테리어 등을 진행하는 것은 예선전 이후 본선에 진출해 토너먼트 경기를 치르는 것입니다.



   마침내 매장을 여는 순간고객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의 기능이 탄생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매번 결승전을 치르게 됩니다.


      

   우선 예선전에선 무엇이 필요할까요단순히 매장을 연다는 결심만으로 예선전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예선전에선 결심을 실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본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해야 합니다이후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다시금 가감하며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이디어를 둘러싸고 있는 시장의 상황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만약 모든 요소를 판단해보고 당장 매장을 열 수 없다는 상황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의문의 1패를 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본디 예선전은 승수를 더 쌓기만 한다면 통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본선은 패배를 하거나 규정요건이 미달되면 곧바로 탈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선에서는 예선에서 진행했던 실체화 과정에 더해 반박되지 않는 논리적인 근거와 기준을 지닐 수 있어야 합니다이를 바탕으로 철저히 고객의 관점을 갖춰야 합니다.



   현재 고객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해야 합니다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고객의 관점에서 근거와 기준을 마련했다면 그 다음 본선전에선 그중 몇 개의 사항을 설정하여 디테일하게 접근합니다승리하기 위한 모든 옵션들을 정리하고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요소를 파악해야 합니다이를 위해 자신의 매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확실한 표현 방법과 목표를 강구합니다.



   또한 실제로 고객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합니다아마 여기까지 왔다면 승리의 DNA가 고스란히 쌓여가고 있다는 뜻입니다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고객을 위해 요구되는 가치는 무엇인지 정리해야 합니다.



   자신이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논리매장을 여는 비용에 대한 논리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논리무엇보다 자신이 왜 매장을 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를 실체화하여 스스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관문까지 넘으셨다면 이제 콘셉트를 설정합니다도리와 본분철학신념과 같은 추상적인 요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비즈니스의 모델을 완성시킵니다그리고 상품과 마케팅 등을 하나의 본질로 묶어내 본질적인 가치를 제안해야 합니다.



   매장의 상호디자인고객과의 약속가치 제안 등의 총체적 요소를 응축하고 집약합니다하루가 달리 변하는 복잡한 환경의 사회에서 자신의 본질을 적용하여 적응할 수 있는 대처능력즉 리터리시 Literacy를 키워야 합니다그래야만 매 순간을 결승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행운이 따라줘야 큰 무대까지 올 수 있다고 합니다물론 저 또한 그리 생각합니다하지만 모든 요소가 응축되고 집약되어 하나의 논리 Logic로 나왔을 때 비로소 마법 Magic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행운만으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경쟁이 없는 카페, 여덟 번째 이야기입니다.



   

   매장을 연다는 것은 가상의 공간을 현실세계로 창조하는 극한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상상 속에선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현실에 적용시킬 때는 분명 어려운 요소가 나타날 것입니다예상하지 못한 사건과 사고가 일어날 수 있고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큰 난관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갖은 고초를 겪고 매장을 열었다고 해도 고객을 직접 대면해야 하는 과정에 이르면 분명히 추가적인 어려움이 생길 테니 분명 극한의 일이 아닐 수 없겠지요더군다나 나는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분명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고많이 방문해줄 것이다라는 기대심리가 현실과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자신을 겨누게 된다면글쎄요.



   그래서 급한 것보다 중요한 것을 더 먼저 해야 합니다콘셉트를 먼저 완벽하게 구축해야 합니다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검증하고 목표를 성취하는 데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해야 합니다그리고 이를 통해 실체를 왜곡하지 않고 똑바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선행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무엇보다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최근 시장에서의 고객은 선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권력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제아무리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유혹해도 고객은 그 이상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따라서 약간의 노골적인 판매 상술만 내비쳐도 도리어 고객에게 외면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금 확인하고 고객이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본질을 제안해야 합니다매장賣場은 이제 더 이상 파는 장소가 아니라 고객이 사는 장소즉 매장買場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교토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고조니시토리인도리 거리에는 2016년 12월에 오픈한 완더러스 스탠드 Wanderers Stand가 있습니다전에 생선 가게였던 곳을 영상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오카다 마사키 Masaki Okada 가 새롭게 리뉴얼 했습니다.



   커피숍의 이름인 완더러스wanderers는 영어로 방랑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아무래도 유독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도시다 보니 정체 없이 떠도는 여행객을 방랑자에 비유하여 언제든 편하게 쉬어가길 바라는 염원으로 상호를 지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실제로 그들은 자신들이 아프리카와 몽골 등지에서 방랑생활을 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 매장 곳곳에 비치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곳은 지난 2011년 도교 요요기 공원 인근에 문을 연 커피 로스터리 전문점인 리틀 냅 커피 스탠드 Little nap Coffee Stand 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직접 로스팅을 하지 않는 매장이니 커피에 대한 기대는 할 수 없다고 핀잔을 줄 수 도 있겠습니다하지만 그들이 추출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이내 그 실망은 기대감으로 바뀌어 매번 들러야겠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오래 머물다 가기 좋은 분위기와 상냥하고 친절한 직원들의 하모니가 오히려 커피의 맛을 더욱 좋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매장 곳곳 DIY 같은 느낌의 센스 넘치는 공간 또한 머무르고 싶은 느낌을 만들어 목적지로서의 빛을 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곳에 앉아 커피를 마십니다그곳의 콘셉트를 생각합니다또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왜 이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느낌을 정리합니다.



   완더러스 스탠드는 매번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는 교토의 특성을 가게 곳곳에 심어두고 있습니다그들은 여행자들이 자주 모여 커뮤니티의 장을 만들고 다양한 창작자나 아티스트들이 이곳에서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들의 콘셉트를 직접 느끼고 있으면 매번 결승전을 펼치는 이곳은 이변이 없는 한 꾸준히 전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설령 그들이 결승전에서 패배를 한다고 해도 별로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다음 월드컵 축구 대회에선 이번 결승전의 DNA를 바탕으로 더욱 멋진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큐앤컴퍼니 대표 파트너, 김 도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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