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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문학도 Feb 18. 2022

성공은 나이순이 아니잖아요

성공의 공식, 포뮬러

 2021년 집계된 한국 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은 1년에 1,908시간이다. OECD 회원국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노동시간의 절대 강자 멕시코(2124시간)이고 2등은 코스타리카였다. 한국은 안타깝게도 5년 만에 코스타리카에게 2등을 빼앗겼다. 통탄할(?) 일이다.


 아쉬운 것은 시간당 노동생산성이다. 한국 노동자가 1시간 동안 생산하는 재화와 용역은 41.7달러다. 약 5만 원 정도면 꽤 선방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OECD에서 집계한 38개국 가운데 27위다. 선진국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수치다. 한국은 길게 일하고 적게 번다.


 OECD와 IMF는 지속적으로 노동생산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은 엄청 하는데 성과는 적으니 정책적으로 무엇인가 해보라는 압박이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해결책으로 두 주장의 대립이 팽팽하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간을 더 줄여야 한다. 아니다 시간을 더 늘려서 생산성을 높이자. 다들 자기들이 유리한 방향대로 되길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을 줄이는데 손을 들어주는 듯하다.


매일 경제


  '생산성'은 [생산물/노동시간]이다. 매일 15시간 일해 신발을 10개 만들어 파는 사람보다, 8시간 일해서 아이폰을 2개 파는 사람이 당연히 생산성이 높다. 적은 시간으로 양질의 재화와 용역을 만드는 것이 본질이다. 이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다.


 

우리의 전성기는 언제인가?


 우리의 인생에도 이 생산성 법칙이 적용될까? 회사를 생각해보면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생산성과 비례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은 가장 오래 일하곤 한다. 하지만 가장 오래 일하는 사람이 꼭 일을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둘 사이의 연관성 때문에 우리는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과를 내야 하고, 그럼 당연히 생산성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에도 가장 잘하는 때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생산성은 나이와 관계가 있을까?


 비영리 언론매체 '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2007~2014년 조사 결과 미국의 성공한 창업가의 나이는 아래 그림처럼 분포되어 있다. 전 연령에서 완만한 곡선을 보인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경험과 연륜이 쌓이는 40~50대가 창업의 적기라고 보았다. 창업가들 20~30대가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살아남은 뛰어난 스타트업은 대부분 40-50대가 이끌고 있다.


 이번에는 학문의 영역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눈부신 연구 업적은 상당수 30대 연구원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뛰어난 교수님들의 유명한 논문은 대부분 그들이 박사 초년생일 때 많이 작성한다. 이는 30대가 가장 정신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일까? 왜 사회적 성공과 학문적 성공의 전성기는 다른 것일까?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공을 맞춘다.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권위자인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는 특별한 대중서를 집필했다. 바로 '성공의 법칙, 포뮬러'다. 이과가 쓴 성공의 법칙이다. 이 책은 인생의 전성기가 언제인지 답해준다.


 답은 간단하다.
가장 많이 도전할 때가 전성기다.

 왜 40~50대에 성공한 창업가가 많냐고? 그 나이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창업하기 때문이다. 왜 30대 박사들이 뛰어난 논문을 많이 쓰냐고? 그때 가장 많은 논문을 쓰기 때문이다. 배트를 잘 휘둘러 공을 맞추기도 하지만 계속 휘두르면 언젠가 한 번은 공이 먼저 날아와 배트에 맞는다. 이것이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형편없는 성과물이 나오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이러한 인생의 확률 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 매주 로또를 1장씩 사던 사람이 12월 첫째 주에 로또 100장을 산다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로또 당첨 확률이 높은 순간은 12월 첫째 주가 될 것이다. 젊어서 성공한 사람들은 젊었을 때 많이 도전했기에 그때 성공을 얻은 것이다. 투자한 시간이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은 생산품을 만드는 것이 당연지사다.


 여기서 생산성에 대한 한 가지 의문점이 풀린다.

 투자한 시간이 많으면 생산물이 많다. 생산물이 많으면 좋은 성과를 거둘 확률이 높다.



인싸 집단으로 들어가기


 저자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미친 듯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그림을 그려도, 당신의 뛰어난 그림은 예술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겨울철 땔감으로 쓰일 수 있다. 확률게임으로 인고 끝에 끝내주는 성과를 만들어도 쓰레기통에 갈 수 있다는 섬뜩한 말이다.


 TV에 자주 나오는 유명 가수와 매일 야근하는 우리의 노동시간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야근하는 우리가 유명 가수보다 더 경제적,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루에 12시간 가까이 일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노래와 예능 출연이 회사 일보다 더 가치 있기 때문일까? 아니다. 성과를 널리 인정받는 사람만이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


 성공을 집단 현상이다. 공동체가 개인의 성과를 어떻게 보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 빈센트 반 고흐도 살아생전 자신의 작품을 인정받지 못했다. 공동체는 고흐의 작품에 관심이 없었다.   

 미술작품의 성공은 미술사학자, 화랑 주인, 수집가, 딜러, 경매 회사 등 핵심 인맥들이 좌우한다. 당시 반 고흐의 작품은 그들의 눈에 들지 못했다. 성공은 인싸들이 결정한다.


스스로 아싸라고 하는 것도 인싸의 조건인가..


 그림이 걸작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미술 관련자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고, 우리가 회사에서 A+++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사 핵심 관계자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개인이 만들어낸 것이 가치 있다는 명분을 세워주고 대중에게 알린다.


 개인의 성과는 퀄리티를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가를 공명정대하게 평가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내리는 평가는 언제나 불평불만의 여지가 있다.

 또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 무리들은 그들 사이의 차이가 미미해 평가하기 더욱 어렵다. 결국 평가는 핵심 관계자의 몫으로 넘어간다. 이처럼 [성과 = 성공]이 아니기에 생산성의 법칙은 우리 인생에서 좀 다르게 적용된다.


 사회적 성공은 회사에서의 성공과 다르다. 회사가 사다리 형태라면 시회는 그물망이다. 성과가 있다면 그것을 가지고 전문가 집단의 그물망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회사에서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도, 사회에 나오는 순간 외톨이가 되는 수많은 이들이 이를 증명한다. 부장님이 왜 회사일은 안하고 밖에서 사람들만 만나고 다니는 지 우리는 이제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인생에 적용해볼 법칙들


 성과(생산물)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 비례하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성과가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성공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정, 특히 관련 전문가 집단의 인정이 필수라는 점도 깨달았다. 그럼 이것을 우리 인생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매번 빛나는 성과를 내야만 하는가?


 책을 읽고 각자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3가지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반드시 한 번은 성공해야 한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성과(생산물)에는 한계가 있다. 최고의 기량을 뽐내면 그다음은 내리막길이다. 그렇지 않다면 최고의 기량은 최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과는 한계가 있지만 다행히도 성공에는 한계가 없다. 한 번의 성공으로 명성을 얻으면 다음 생산물은 최고 수준이 아니더라도 찬사와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성공은 연쇄반응이다. 그러니 단 한 번의 성공이 중요하다.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으면서 자신 전문 분야가 아닌 자기계발과 심리학 강의를 파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도 사람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2. 고퀄리티보다는 대중성이 중요하다.

 단테가 쓴 '신곡'은 미국대학위원회 추천도서 중 하나다. 단테의 신곡은 모든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위대한 작품이다. 하지만 '신곡'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더 인기가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돈도 단테보다 E.L.제임스가 더 벌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적합성'이다. 그리고 현대의 적합성은 대중성이다. 우리는 욕을 먹더라도 많은 사람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생산물을 공개해야 한다.


 3. 재능이 없으면 빨리 다른 일을 해야 한다.

 앨버트 박사는 [장기적 성공 = 능력 X 끈기 X 노력]으로 정리한다. 끈기와 노력은 많은 생산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진짜 괜찮은 성과는 타고난 능력에서 비롯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낮은 능력이 있으면 형편없는 생산품이 나온다. 사람들은 이럴 때 보통 더욱 열심히 한다. 꼰대들은 영혼을 갈아 넣는 노오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앨버트 박사에 따르면 타고난 능력은 변화하지 않는다. 만약 끈기와 노력으로도 성과가 안 나온다면 그 일에 매진하면 안 된다.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빠르게 바꿔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다.


 책에서 얻은 3가지 지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성공은 결국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생산만 해낼 수 있다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이나 경력보다 그 과정에서 협업하고 성과를 인정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는 협업하는 사람들을 인정해주고 함께 성공 네트워크에 끌고 들어가야 한다. 그럴수록 네트워크는 강해지고 우리는 더욱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공한 이들 옆에는 성공했거나 곧 성공할 사람들이 가득하다.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함께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실용적인 성공 전략이다.




[참고 자료]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12/1128515/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7/20180527002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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