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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문학도 Mar 28. 2022

양다리를 걸치면 성공합니다

오리지널스, 독창적인 성공가들

 어느 날, 갑자기. 많은 회사들이 집중근무제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특정 시간(예를 들어 오후 2시부터 5시)에는 내부 회의나 미팅 없이 본인의  일에만 집중하라는 규칙이었다. 표면적 이유는 유연근무제 때문이었다. 출퇴근시간이 다른 사람들이 생기자 공동업무 시간 정하기가 어려워졌고, 그만큼 본연의 일을 처리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는 쓸데없는 회의와 미팅이 많았다는 반증이었다.


 회사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진짜 일을 하는 시간보다, 일이 되게 만들기 위해 소모하는 시간이 많음을 다. 멍청한 결정 때문에 하는 일, 시간 낭비 수준의 회의, 윗사람들의 결정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소중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머릿속엔 "회사를 때려치우면 이 시간에 의미 있는 것을 많이 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가득 찬다.


 정말 그럴까?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 우린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직장을 다니면 창업한다면


 직장을 다니는 많은 이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는 상상을 다. 대학생도 마찬가지다. 취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해 돈방석에 앉는 꿈을 꿔본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친구의 친구, 선배의 선배, 사돈의 팔촌 중 누군가는 창업으로  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해 듣을 수 있다.



 창업을 하고 싶은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째, 생각보다 회사는 오래 다닐 수도 없고, 돈도 넉넉하지 않다.

 둘째, 회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은 회사 밖에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돈 버는 삶이라면 어느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젊은 나이에 창업이든 자영업이든 자신의 일을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좋은 학벌을 가진 모범생일수록 그렇다. 회사를 다니고 실력을 쌓아야 창업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신화를, 수많은 회사원들이 확대 재생산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고 느지막 창업하는 것과 어린 나이에 여러 번 도전하며 창업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단번에 결론 내릴 순 없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며 창업을 할지, 그만두고 창업을 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해 답변하는 책은 있다.

 

 바로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Originals, (뜻) : 원작자들 / 독창적 성공가들)'다.



인생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오리지널스'는 뜻밖의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직장을 계속 다닌 창업가가 직장을 그만둔 창업가보다 실패 확률이 33% 더 낮았다. 창업은 실패할 확률이 어마어마하게 높다. 국가별, 시대별 통계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10% 이내, 보수적으로는 1% 이내를 성공으로 잡는다. 그러니 실패 확률 33% 절감은 굉장히 의미 있는 차이다.


 리스크를 감당하고 도전적으로 뛰어들며 인생의 모든 것을 창업에 쏟아붓는 사람만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할 때, 이는 의외의 결과다. 그럼 대체 왜 통계는 우리의 생각과 다를까?


 성공하는 창업가 중 상당수는 실패할 경우를 생각했다. 그리고 대안을 남겨두었다. '안경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며 2021년 주가 상장 첫날 7조를 넘어선 '와비파커'도 이와 같이 시작했다. 와비파커 창업자 넷은 학교를 그만둔 대학생 창업가가 아니었다. 그들은 창업을 준비하면서 인턴십을 하고, 졸업을 준비했으며 직장을 구했다.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도 마찬가지였다. 사업을 하면서 동시에 회계사 일을 계속했다. 스티브 잡스는 학교를 그만뒀지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다니던 휴렛팩커드를 그만두지 않았다. 구글의 창업자들도 사업을 시작한 지 한참 후에야 다니던 대학원을 휴학했다.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김봉진 대표도 네이버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대학원을 다녔고, 대학원에서 처음으로 '배민앱' 초기 모델을 완성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만들듯,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투자처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 한 분야에서 위험이 생긴다면 다른 분야는 안정적으로 만들어서 전체 균형을 맞춘다. 인생의 리스트 관리다.


 사람은 안정적인 부분이 있어야 자유롭고, 창의적일 수 있다. 결국 성공한 창업가들은 무모한 사람들이 아니라 리스크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후발주자로 성공하라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도전하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서둘러야 할 것 같고, 일을 미뤄서는 안될 것만 같다. 지금 당장 시작해야 경쟁자보다 뛰어난 퀄리티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지런함은 성공의 필수 자질 아니던가?


 실제로 성공한 창업가들의 상당수는 일을 미루고 머뭇거리는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각 분야에서 1등이지만 시작은 선발주자가 아닌 기업도 매우 많다. 꾸물거리고 미루는 행동은 단점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미루는 행동은 사람을 독창적으로 만든다.


 마틴 루터 킹의 명연설 "I have a Dream'도 당일 전날 밤에 연설문을 썼고,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시작한 지 15년이 지난 후 죽기 진적 단시간에 완성했다. 지금도 대한민국의 많은 대학생들은, 레포트 마감일이 다가오면 다빈치에 빙의해 인생 최고의 레포트를 써낸다.


대학생들의 변하지 않는 현실..


 결과물의 가장 큰 요소인 '독창성'은 서둘러 완성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물론 미리 해두는 것인 생산성에는 영향을 미친다. 더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의력의 원천은 아니다. 사람은 일이 끝나면 그 일을 다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을 하던 중 멈추고 내버려 두면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일은 계속 맴돈다.


 비즈니스에서 '미루기'는 어떻게 '독창성'이 될까?

 창업의 세상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남들이 떠올리기 전에 빨리 해버려야 할 것만 같다. 빨리 발명하고 특허를 내고, 시장을 점유하고, 고객을 독점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이득과 동시에 독이다. 빨리 하는 것과 오랜 생존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발주자보다는 후발주자가 성공에 더 유리하다. 선발주자들은 충동적인 결정을 하기 쉽다.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선발주자가 실패를 대신해주는 셈이다. 후발주자는 선발주자의 실패를 피해 가며 적응할 수 있고 독창적이고 차별적인 사업을 만들어내는데 유리하다. 직장을 다니며 창업,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선발주자가 되기 어렵다. 후발주자가 유리하다는 사실은 매우 기쁜 소식이다.



다다익선은 기본 마인드


 하지만 후발주자가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점이 있다. 최종적으로 후발주자는 선발주자만큼이나 많이 도전하고 많이 생산해야 한다. 절대적인 양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 가장 위대하고 성공적인 오리지널스들은 가장 많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다. 가장 많이 시도했고 가장 많은 것을 생산해냈기 때문이다. 홈런을 치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한다.


 음악의 신인 모차르트는 35살에 죽었지만 600여 곡을 만들었고, 베토벤은 45년을 살면서 700여 곡을 작곡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명곡수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10개 내외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만 평생 동안 200여 개의 글을 썼고 그중 일부는 최악의 작품이라며 혹평당했다.


 예술뿐만 아니라 스포츠 스타들도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수많은 나쁜 기록과 작은 대회의 메달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아인슈타인도 전 세계를 흔든 4개의 논문을 가지고 있지만, 인용조차 잘 되지 않은 수 백개의 논문도 함께 가지고 있다.


 결국 성공한 모든 이들은 대표작을 전후로 엄청나게 많은 생산물 만들었다. 그러니 성공은 어느 정도 확률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한 번의 도전으로 성공한 천재들, 기가 막힌 운을 가진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천재가 아니라서 즐기는 자가 되는 거 아닐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성공한 창업가, 비즈니스의 오리지널스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히 많은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무리한 선발주자보다 개선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후발주자를 선택하고, 안정적인 도전을 위해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짜야한다. '몇 번의 도전이면 성공하겠지'라는 마음을 비우고 묵묵히 생산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직장? 계속 다녀라. 안정감이 창의력의 원천이다.

 내일 할 일? 미리하지 말고 서두르지 마라.

 하지만 많은 아이디어를 내라. 선발주자에게 양으로 밀리지 말아라. 실패한 아이디어는 성공의 부산물이다.


느리지만 독창적이고, 조급하지 않는 성공 방정식이 직장인들의 성공 가이드라인이다.

 




[참고 자료]

https://www.gjdream.com/news/articleView.html?idxno=607740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3&t_num=9180


https://www.ted.com/talks/adam_grant_the_surprising_habits_of_original_thin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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