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가 된 지 7개월.
어느새 반년이 훌쩍 지난 나의 백수생활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그동안 정리하지 못한 집을 정리한 날이 있기도 했고,
그냥 가만히 집에서 멍 때린 날도 있었다.
아이와 둘이서 떠나는 여행은 꽤나 자주였다.
휴대폰 사진첩 속에 가득한 지난 반년 간의 일상들.
워킹맘 시절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은 평일에 아이 손잡고 놀러 다니는 일상이었다. 주말보다는 사람이 적을 공간들을 기대하며 정말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마침 타지에 발령 난 남편 덕분에 다른 지역 여행도 편히 다닐 수 있었다.
공공장소에 가면 어디로 튈지 몰라 늘 불안하던 우리 아들은
나와 함께한 7개월 동안 꽤나 얌전해졌다.
나름의 공중예절이란 걸 가르쳐줄 수 있게 되었고
기차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것,
식당에서는 앉아있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함께 있었던 시간속에서 가장 뿌듯한 성과다.
물론 자주 붙어있는 시간만큼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는 순간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유튜브의 영상들을 찾아보고
육아서적들을 읽으며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엄마.
훈육과 화의 경계에서
선을 넘지 않아야겠다는 게 요즘의 목표다.
열심히 해보자!
나름 엄마로서의 꿈들을 실현한 지난 7개월.
엄마가 아닌 나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직장 없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재테크 공부에 열심히 절약에 저축을 하던 나.
막상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게 되는 정신을 갖게 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참 아이러니하다.
분명 직장 없는 삶을 꿈꿔왔는데
왜 하고 싶은 일이 생기는 건지...
가만히 흘러가는 대로 내 삶을 내버려두기로 하자 새로운 꿈이 생겼고,
그 꿈을 위해 또다시 공부하는 삶을 선택하게 된 요즘이다.
어쨌든 전업주부가 된 나의 후기는
너무 좋다는 거다.
아마 전업주부라서 좋은 게 아니라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할 수 있었기에
즐거운 시간들을 보낸 것이 아닐까
앞으로의 시간들도 지금의 여유로움을 유지할 수 있길
하루하루를 살아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