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모리가 건너왔다.
잘 키운 호접란을 가져와 보여주며
엄마들만 이렇게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광화문 어디에서 데려왔다고,
꽃가게 주인에게 필요 없어진 쓸모를 다한 카틀레아였다고 말해 주었다.
호접라과 다른 분위기를 지닌 카틀레아는
어쩐지 아파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묵직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모리가 조금 더 식물 이야기를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그녀는 역촌동 가게에 가야 한다며 서둘러 나갔다.
모리의 작업실에 있는 식물들은 그녀를 기다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