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려담쟁이가 팔렸다.
가을에 마삭이며 담쟁이며 단풍 예쁜 식물들과 또 한번 놀아보아야지 했는데 하며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음 한쪽이 허전해서 고속버스 차창에 시선을 두고 있는데... 마침 땅에서 방음벽을 타고 오르는, 도시의 식물들 그 담쟁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게 아닌가. "세상은 이렇단다."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전주에서 엄마와 헤어지는 길, 엄마가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식물은 네 것이 아니야. 네 눈에 아름다워 보이면 다른 사람 눈에도 마찬가지야. 잘 가게 해 주는 거야."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조금 전에 길가에 흐드러진, 차장 밖으로 잡히지 않는 자연 속에 펼쳐진 채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그 담쟁이들을 보니 조금 아주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