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일에는 30살이라는 나이가 무겁게 다가왔다.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나이 앞에 숫자가 2에서 3으로 바뀐다는 것은 무언가 비장해야 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던 거 같다. 그렇게 비장한 마음으로 1년을 지내보며 솔직히 느낀 점은 30살도 똑같구나 라는 점이다.
"에이 30살도 별거 아니네"라는 느낌보다는, 내가 그동안 살아온 방식이나 생각들이 나이 숫자가 바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1년 전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서도, 그때의 내가 가졌던 생각들이 1년이 지나 느낀 지금의 생각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거 같다.
일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1년을 보냈지만. 그래도 한 해를 돌아보니 좋았던 것과 아쉬운 것이 있었다. 좋았던 것은 아무래도 내가 성취했다고 느꼈던 것들이다. 반면 아쉬운 것들은 하고 싶었지만 결국 얻지 못한 것들이다. 그러한 생각을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해본다.
<30살에 얻은 것들>
첫 번째는 직장에서의 인정이다. 사실 인정이라는 기준이 주관적이라 애매할 수도 있다. 다만 한 해를 돌아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그래도 올해는 직장에서 인정받았다는 느낌이었다. 재작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덮쳤을 때도 정신없는 한 해를 보냈지만, 작년 한 해는 그보다 더 바쁘게 지낸 한 해가 아니었다 싶다.
그렇기에 업무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만큼 보상을 받은 한해이기도 했다. 정부 부처 수상과 인사고과에서도 입사 이후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물론 승진 시즌이 되어 후안 점수와 수상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주변 동료나 상사로부터도 긍정적인 피드백들을 많은 한 해였다.
직장생활을 삶의 중심에 두지 않으려고 생각하면서도 직장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물론 이로 인해 회사에서 더 많은 일들을 받게 되는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5년간 가장 많은 시간을 투여했던 사회생활에서 나름 인정받았다는 것은 30살에 얻은 중요한 성과 중에 하나이다.
우선 재작년 12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이사를 했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은 꽤 오랜 시간 가져왔던 생각이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재작년에 하게 되었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게 싫은 건 아니었지만, 부모님의 관계에서 조금 거리를 두면 좀 더 관계에 있어서 편안해질 거 같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물론 홀로 나오면서 난방비 폭탄을 맞기도 하고, 전등이 나가 직접 고치기도 하고, 민달팽이들이 배수구를 통해 들어와 한동안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홀로 나오면서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웠고,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이전보다 더 친하게 마주하게 되었다.
나아가 가족 외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좀 더 자유로워진 한 해였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맞춰주는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남보다는 나에게 집중하는 한 해를 보냈다. 글쓰기나 강의로 얻은 성과, 조직에서 얻은 자신감, 상담을 통해 얻은 자존감으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부터 좀 더 자유로움을 느낀 한 해였다.
누군가는 연애, 사랑이 주는 행복이 그리 대단한 거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게 작년 한 해 얻은 것 중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뽑으라면 여자 친구 함께했던 연애 생활이다. 내가 빛나면 인간관계가 편해진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내 본연의 모습을 좋아해 주고 일상을 함께하는 여자 친구를 만난 것은 크나큰 행복이었다.
소소한 일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속한 조직의 변화나 나의 성장을 더 우선시하며 살아왔다. 그러한 삶 속에 외로움도 있었지만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남들과 맞춰가며 관계를 맺어오며 지냈다. 하지만 지금의 여자 친구와 연애를 하며 내 삶에 별거 아닌 거 같던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행복한 날이라는 걸 느꼈다.
삶의 행복이라는 것이 대단한 성과나 성취보다도 사랑하는 사람과 유치한 장난치고, 같이 먹고 싶은 거 해 먹고, 만나보지 않은 직장동료들 뒷담 까며 지내는 것이라는 걸 느낀 한 해였다. 작년 한 해 내가 이룬 성과들을 통틀어도 지금의 사랑이 주는 행복한 일상과는 바꿀 수가 없다고 그녀에게 말을 전하고 싶다.
<30살에 얻지 못한 것>
재작년 코멘토 멘토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직장 월급이 아닌 부를 확장을 이뤘다. 코멘토를 통해 벌어들이는 부수입도 작지는 않았지만, 안정화된 부수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동화된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필요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코멘토를 계속 유지하여 운영하는 거 외에는 더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지 못했다.
시도를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가 있지는 않았다. 스마트 스토어, pdf책 만들기 등 시도했던 부업들이 나와 맞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재작년 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코멘토에 강의자료를 만들었던 거만큼 동기부여가 부족했던 것이 성과 부족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올해는 코멘토도 어느 정도 틀을 잡았고, 직장생활도 소정의 성과를 달성했으니 네이브 프리미엄 콘텐츠, 카카오뷰창작센터 등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들에 에너지를 쏟을 계획이다.
자기 관리의 필요성은 매년 느꼈지만 역시나 부족했다. 그래도 작년에는 불어나는 뱃살을 막아보고자 여자 친구의 말을 들어 헬스를 3개월 끊었다. 나름 독하게 해 보려고 점심은 도시락을 먹고 저녁은 닭가슴살을 먹으며 식단 조절도 했다. 그 결과 한동안은 2kg 정도 살을 빼서 약간 뱃살이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에는 다시 원래의 몸무게, 아니 근육은 빠지고 뱃살만 늘어난 아저씨의 몸이 되었다. 회사생활과 강의에만 힘쓰다 보니 자기 관리에 대해서는 많이 소홀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야식을 죄책감 없이 먹었고 연말에는 이런저런 모임 핑계를 되며 과식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운동뿐 아니라 외모나 건강에 대해서도 자기 관리를 미루지 말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는 운동 안 하면 체력이 뒷받침 안 되는 거 같다. 그래서 연말에는 헬스를 다시 끊었고, 병원에 가서 진료와 약들을 받아왔다. 올해는 좀 더 건강하고 사내다운 모습으로 가꿔갈 계획이다.
운동보다 더 뒷전으로 했던 것이 나를 위한 공부였다. 파이프라인이나 운동은 시도라도 했지만 공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딴다거나 이번 달에 몇 권을 책을 읽어 어떤 행동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다. 가끔 서점에 가서 읽고 싶은 책들을 샀지만 그중 다 안 읽은 책이 절반이다.
그래서 공부에 대해서는 좀 더 단기적으로라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고자 한다. "노무업무를 하고 있으니 노무사를 따야겠다." , "재테크를 잘해야 하니 재테크를 책을 완전히 파해 쳐야겠다"라는 생각은 작년 한 해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는 못했던 거 같다.
올해는 좀 더 내가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에 대해 전문지식을 넓히고자 한다. 사회적인 이슈, 경제적 동향, 인간의 심리에 대해 관련된 글을 써보고, 이러한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을 책을 통해 공부해 보고자 한다. 콘텐츠 발행을 위해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올해 상반기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