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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Jul 17. 2019

따르거나, 다르거나

변화의 4가지 공식


면도기는 왜 이렇게 비싼걸까?


대학생 시절, 마트에서 면도기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볼 때 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면도날은 대체 왜 이렇게 비싼걸까?' 가격이라는 것이 으레 마땅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고,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저런 의문을 수 차례 마주했지만 나의 선택에 변함은 없었다. 받아들일 뿐. 그러다 나에게 <와이즐리>라는 대안이 찾아왔다.


<와이즐리>는 쉐이빙 브랜드다. 약 1~2년 전에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와이즐리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와이즐리의 스타터 세트를 주문했다. 그 이후 꾸준히 면도날을 주문하다, 자매품으로 나온 쉐이빙폼까지 구매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난생처음으로 어떤 물건을 정기구매하고 있다. 그게 바로 와이즐리 면도날이다.



내 인생의 첫 정기구매 상품이자 브랜드 : <와이즐리> 면도날



와이즐리의 면도날을 정기구매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과 디자인. 하지만 이 와이즐리의 광고를 클릭하게 만들었던 것은 '면도날, 왜 이렇게 비싼가요?'라는 문장이다. 내가 늘 갖고있던 의문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따르는 사람과 다른 사람.


애덤그랜트는 <오리지널스>에서 따르는 사람을 '순응'한다 표현하고, 다른 사람을 '독창적'이라고 표현한다. 순응이란 기존의 방식에 따르는 것을 말하고 독창성이란 독특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발전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세상은 둘 중 어느 한 종류의 사람들로만 굴러가지 않는다.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에서 처럼 표준화되고 규격화되어 있는 규율에 순응하고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을 통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을까? 12,000명 일일 투입 인력이 지시에 따라 건축을 하지 않았다면 삼성물산이 시공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버즈 칼리파가 완공되기나 했을까? 피천득의 <플루트 연주자>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사람은 비록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지만 화음의 일부가 되어 음악을 완성시키듯,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세상은 눈에 보이는 과정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은 수많은 피와 땀으로 만들어졌다.



828m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Burj Khalifa



그런데 유독 애덤그랜트의 <오리지널스>에서는 독창성에 대해 강조한다. 결국 세상을 지금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독창성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오리지널스'들이기 때문이다. 순응하는 삶은 현재의 상태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강하다. 본문에서 존 조스트와 그의 연구팀은 사람들이 주어진 여건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알아보았다.


조사 결과 유럽계 미국인들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덜 만족하면서도 경제적 불평등을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소득 계층에 속한 사람들보다 최저소득 게층에 속한 사람들이 경제적 불평등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 확률이 17퍼센트 더 높았다.(중략)"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그 여건에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장을 내밀고 바꾸려고 할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모순된 결과를 얻었다" <오리지널스> 27p


반면에 독창적인 사람들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한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현실에서 발전 시킨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현실에서 개선사항을 찾는다. 애덤 그랜트는 이런 사람을 오리지널스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러한 독창성에 대해 의문을 던질 수도 있다. 그럼 남들과 다르게 튀는 또라이들이 모두 오리지널스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표면적인 독창성과 진짜 독창성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표면적으로만 독창적인 듯 보이는 사람은 나비넥타이를 메거나, 새빨간 신발을 신는다든가 하는 튀는 행위를 한다. 하지만 정작 위험을 감수하고 정말로 독창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독창적인 것과 미친 것은 다르다



만약에 우리가 표면적으로만 독창성을 추구하면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채 더 나은 대안을 찾지 않으며 현실에 안주했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땠을까? 어둠을 밝혀주는 '전구'가 개발 될 수 있었을까? 주머니에서 뺄 때 마다 꼬여있는 이어폰 때문에 짧아져가는 수명을 구원해 준 '블루투스 이어폰'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에어비엔비'라는 서비스를 통해 우리가 남는 방을 타인에게 공유하며 로컬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을까? 언어도 통하지 않는 동남아에서 '그랩'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곳을 편리하게 오갈 수 있었을까?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도 '에어콘'을 통해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었을까? 쿠팡의 '로켓배송'을 통해 당장 내일 필요한 물건을 오늘 주문해서 받을 수 있었을까?


23:59시까지 시키면 다음 날 배송이라니!


따르거나, 다르거나.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 오리지널스들이다.


그렇다면 오리지널스는 누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선택 받은 소수만이 가능한 것인가? 애덤 그랜트는 누구나 오리지널스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자기 자신,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주위부터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사르트르의 앙가주망이라는 개념처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작은 발걸음을 통해 세상에 참여하며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오리지널스는 어떻게 될 수 있는가? 오리지널스가 되는 방법 4가지를 알아보자.




1. Attitude : 리스크 관리를 통한 자기신뢰


"정말 독창적인 사람들은 보기 드물다. 거리낌 없이 자기 의견을 말하고 튀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스> 39p



거리낌이 없다



오리지널스가 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보다 나은 변화를 위해 행동을 해야한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신뢰>라는 책을 읽어본 들, 막상 상황이 닥치면 자기를 신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변화를 위한 행동을 할 때는 위험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세상을 위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본인의 삶이 먼저 안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 물론 배수의 진을 치고 절박한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것도 극한의 몰입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운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안정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리지널스들은 창업할 때 다니던 직장을 단숨에 그만두지 않는다. 직장을 계속 다닌 창업가들이 실패할 확률은 직장을 그만두고 전념한 사람들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33퍼센트나 낮았다. 복잡계의 세계에서 최소한 실패의 비용을 계산해야 롱런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를 한 와비파커의 창립자들 역시 창업한 뒤에도 계속 직장에 다녔다. 스티즈 잡스와 함께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은 1976년에 창업을 했지만 1977년까지 HP라는 회사에 다녔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유명한 퀸의 브라이언 메이는 밴드를 결성한 지 수 년이 지나야 천체물리학 박사 과정을 중단하고 퀸 활동네 전념하며 <We Will Rock You>를 작곡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존 레전드는 2000년에 첫 앨범을 냈지만, 2002년까지 경영 컨설턴트로 계속 일하면서 낮에는 파워포인트, 밤에는 작곡을 하고 주말에는 공연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지 이제 감이 오는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읍니다...



2. Insight : 5%의 딴짓으로 만들어지는 미시감


데자뷰란 어떤 것을 이미 본 적이 있는 느낌이고, 뷰자데는 이미 봤던 것이 새롭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오리지널스가 되기 위해서는 뷰자데, 즉 미시감이 필요하다. 기존의 현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고 그 의문이 변화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 잘 나가는 사람들은 왜 크롬을 쓸까?>에서 소개한 것처럼 인터넷을 사용하면서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의문을 품고 본인에게 더 나은 대안을 찾아 커스텀하는 직원들이 퍼포먼스와 고객 만족도까지 높았던 것처럼, 미시감이라는 반짝이는 눈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는 사람들은 오리지널스가 되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반짝이는 눈으로 변화시킬 거리를 찾아보자



그렇다면 이러한 미시감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첫 번째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써 보고, 그것이 정말 당연한 것인지 써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기는 공짜다 - 공기는 정말 공짜일까? 맑은 공기를 위해 우리는 공기청정기를 구입하지 않는가?'라던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이다 - 결혼은 정말 해야하나? 비혼주의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던가. 두 번째는 당신이 가진 시간의 5%를 평소라면 하지 않을 딴 짓에 투자하는 것이다. 심층적인 경험과 폭넓은 경험은 독창성을 갖추는데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1901년부터 2005년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과 그들과 같은 시대에 활동한 여느 과학자들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노벨상 수상자들 집단과 그렇지 않은 과학자들 집단 모두 자기 분야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수상하지 않은 과학자들보다 예술 활동에 관여하는 확률이 훨씬 높았다.<오리지널스> 93p


5퍼센트의 시간을 예술과 딴 짓에 쏟으면서 새로움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는 것은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사뭇 다르게 보여주는 렌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Action : 양적축적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오리지널스가 되기 위해 리스크 관리도 하고, 자신의 발걸음에 대한 확신도 생겼으며, 미시감을 통해 새로운 렌즈도 장착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까? 양적축적만이 답이다.



방향이 잡혔다면 졸꾸만이 답이다. *졸꾸 = 졸라 꾸준히



양적인 축적인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말은 진리다. 수 많은 아이디어를 대량으로 창출하면 된다. 창의적인 천재들이 같은 분야의 동료 집단보다 질적으로 우월하지 않다. 그들은 단순히 '훨씬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낼 뿐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다 보면 독창성을 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 런던 교향악간이 선정한 세계 50대의 고전음악의 목록에는 모차르트 곡 여섯 작품, 베토벤 곡 다섯 작품, 바흐 곡 세 작품이 올랐다. 모차르트는 35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600여곡을 작곡했고, 베토벤은 평생 650곡, 바흐는 1,000곡 이상을 작곡했다(리스펙). 이런 미친 작업량에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 배웠듯이 진부함 80%와 새로움 20%를 가미한다면 걸작이 탄생할 확률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4. Friend : 동료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조차 세상을 혼자 바꿀 수는 없다. 그들의 곁에는 늘 동료가 함께한다. 오리지널스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권한이 필요하고 동료가 필요하다.


"권한은 단순히 기존 체제에 도전해서 얻어지지 않는다. 일단 기존 체재 내에서 지위를 확보한 후에, 기존 체제에 도전하고 뒤엎어야 얻어진다. (중략) 우리는 현 상태에 도전하려는 말단 직원은 묵살해버리지만, 그럴 만한 지위를 얻은 사람이 독창적인 언행을 하면 관용을 베풀거나 심지어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오리지널스> 124p


우리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대부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위치에 먼저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를 통해 권한과 지위를 획득해야 한다. 그 과정은 공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지난한 시간을 견디면서 더 나은 대안에서 초점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동료다.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변화시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관심사를 알았다면 그 관심사와 변화의 가치를 공감하는 동료를 찾자. 말 한 마리가 끌 수 있는 힘이 1톤인데, 말 두 마리가 끌 수 있는 힘은 24톤이다. 함께 하자.



같이 갑시다 !



나는 세상을 개개인성을 통해 '개썅마이웨이'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깨닫고 느끼는 바를 나누며 살고 싶다. 대교에서 후원하고 체인지그라운드가 기획, 운영을 하고 있는 '씽큐베이션'은 이러한 나눔을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나의 삶을 고양시켜준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씽큐베이션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9년이 지나기 전에 나와 비슷한 관심과 가치관의 사람들과 함께 창의적 공동체를 만들 예정이다. 서로의 가치에 공명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동료들의 공동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벌써 뭉클하다.




모든 것을 바꿀 필요는 없다.

왜 면도기는 비쌀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와이즐리처럼, 왜 우리 집의 남는 방은 나눌 수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에어비엔비처럼 당신은 평소 의문이었던 것들이 있을 것이다. 왜 장애인들은 클럽에 갈 수 없을지, 획일화 된 공교육이 아니라 아이의 개개인성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은 없을지,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사람은 어디 가야 만날 수 있는 것인지, 화장실 배수구 냄새를 안 나게 할 수는 없을지, 세상에 수 많은 책 중에서 어떤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지, 유튜브 다음은 어떤 플랫폼이 세상을 지배할 지. 그 중에서 당신이 꼭 바꾸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고, 그 중에서 당신이 바꿀 수 있는 것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거기서부터 시작하자.





<오리지널스라>는 당신은 스쳐지나 가던 의문을 더 깊게 들여다 보게 만든다. 새로운 인사이트는 당신에게 새로운 발걸음을 선물할 것이다. 그것은 잔잔한 호수에 떨어진 한 방울의 물처럼 당신의 삶에 잔잔하고도 넓게 퍼져갈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파동은 당신을 둘러싼 주위에까지 닿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서 행복한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당신과 당신을 둘러싼 주위를 더 멋지고 행복하게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외면해왔던 것은 아닌지.





결국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것은 '하는 사람'의 몫이다. 더 나아가 '독창적으로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꾼다. 당신이 만들어 갈 변화와 작은 발걸음에 애덤 그랜트의 지혜가 함께 하기를.











#체인지그라운드 #대교 #더불어배우다 #씽큐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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