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적 노력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2019년 봄, 나에게 필요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 66챌린지를 시작했다. 18일부터 254일이 넘는 시간까지 다양한 주장이 있지만 하나의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는 데는 평균적으로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66챌린지는 원하는 습관을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실천을 매일 인증하는 습관 캠페인이다.
6월 26일에 66챌린지 시즌1이 끝났다. 나에게는 어떤 습관이 남았을까? 66챌린지를 하는 과정에서 값진 결실들을 얻었지만 얻고자 했던 '습관'은 나에게 남지 않았다. 목표 행동에 대한 허들은 낮추어 주었지만 따로 계획하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아도 목표 행동을 하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좀이 쑤시지도 않았다.
기초 체력은 쌓였지만 '나는 66챌린지를 통해 OO이 습관이 되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려웠다. 좋아 보이는 습관에 마구잡이로 도전하다 보니 집중을 하지 못한 것도 있고, 습관을 들이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요한 것에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를 느꼈다.
필요 없는 것을 걷어내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원씽>이라는 책과 <미니멀리즘>의 도움을 받았다. 습관이라는 녀석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습관의 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힘을 빌렸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습관을 얻는 노력의 과정에서 <1만시간의 재발견>은 페이스 메이커로 함께 하기로 했다.
1만 시간의 재발견은 '어느 분야든 1만 시간만 투자하면 대가가 될 수 있다'거나 '재능이 없으면 예술가로서 성공할 수 없다'는 등의 통념을 부숴버린다. 당신 스스로 만들었던 뇌의 한계와 함께. 마치 아이폰을 쳐다보면 페이스아이디를 통해 잠금해제가 되듯, 당신은 이 책을 들여다보면서 당신이 갖고 있는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벗어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무작정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 사람들이 ‘1만 시간’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에 집착하면서 정작 중요한 피드백을 통한 의식적인 노력이 아닌 기계적 노력에 쉽게 빠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1만 시간’속에 담긴 축적의 시간을 강조하고 싶다.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상상해보라. 현재 속도가 '0 km/h'인 자동차에선 핸들을 돌려본들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방향이 틀릴 수 있고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출발하지 않으면 방향은 영영 바꿀 수 없다.
일단 방향이 대충 맞다 싶으면 달려야 한다. 네비게이션은 출발 전에 세팅할 수도 있지만 신호 대기 하면서도 가능하다. 1만 시간의 법칙에서 '1만 시간'이라는 숫자에 과도한 집착과 오해를 하다보니 의식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찬가지로 의식적인 노력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면 출발조차 하지 않은 채 본인의 노력에 대해 의식만 하다 끝날 수 있다.
의식적인 노력은 중요하지만 어느 분야의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의 축적은 필수적이다. <1만 시간의 재발견>에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학생들을 최우수, 우수, 음악교육과 학생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평균적으로 최우수 학생들은 우수 학생들보다 상당히 많은 시간을 연습했고, 이 두 그룹 학생들은 음악교육과 학생보다 혼자 연습한 시간이 훨씬 많았다. 결국 성공의 핵심은 혼자 연습하는 시간에 있다.
음악교육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18세가 되기까지 바이올린 연습에 평균 3,420시간을 투자했고, 우수 그룹 학생들은 평균 5,301시간, 최우수 그룹 학생들은 평균 7,410시간을 투자했다. (이들 그룹 가운데 실력이 가장 못한 학생들조차도 재미로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사람들보다는 훨씬 많은, 수천 시간을 연습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해이하고 태만한 사람은 없었지만 이상의 결과는 연습량에 분명하게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1만 시간의 재발견> 159p
방향 없는 속도도 위험하지만, 속도 없는 방향은 부질없다. 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루기 위해 의식적 노력만큼 시간의 축적은 필수적이다. <스몰빅>의 교훈처럼 가슴엔 원대한 목표를 품고, 눈은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을 바라보며, 두 발은 일단 내딛자.
일단 출발했다면, 시끄럽게 나아갈 것. 나침반을 보며 이 길이 맞는지 확인하고, 빠르게 가는 방법은 없는지 물어볼 것. 무엇보다, 멈추지 않을 것. 그리고 외로운 그 발걸음이 성장의 씨앗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