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답게 만개할 당신만의 꽃을 응원하며
참 길고도 추운 겨울이었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겨울이었지만 흐르는 시간 앞에 매섭던 추위도 결국은 사그라들고, 어느덧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 앙상했던 가지마다 푸른 잎이 자라나고, 황량했던 거리도 싱그러운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오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 겨울이 더욱 춥고 혹독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저 견딜 수밖에 없는 시간들. 그 시간들을 묵묵히 지나온 자들에게 봄은, 더욱 따스하고 포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힘든 시간들을 지나 봄이 활짝 피어날 때쯤, 나에게도 봄처럼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퇴사 후 몇 개월의 쉼과 프리랜서 활동 이후, 여러 차례의 면접과 기다림 끝에 결국 어느 작은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된 것이다. 아주 크고 멋진 회사는 아니었지만,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고, 그렇기에 조금은 힘들어도 즐기면서 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계절 봄에 들려온 좋은 소식. 매서운 겨울 추위를 견뎌낸 봄, 이었기에 그 기쁨은 배가 되어 더 큰 행복감으로 다가왔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혹독한 추위의 시기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오는 것처럼, 인생에 있어서의 따스한 봄날도 결국은 찾아올 것으로 믿는다.
마음 편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봄날이 얼마나 귀한지. 그저 흘려버리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운동을 하고, 점심에 여유롭게 동네 산책을 하며, '내 곁에 피어난 봄'을 만났다.
한번 몽우리를 틔우기 시작한 꽃들은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개하고 있었다. 순간순간이 다른 봄꽃들. 시기적절하게 피어나는 꽃들이 너무 예쁘고 또 감사해서, 가까이 다가가 사진으로 한 장 한 장 담으며 봄기운을 제대로 느껴보았다.
그리고 4월, 드디어 핑크빛 벚꽃들이 하나 둘 꽃망울을 틔워내고 있었다. 벚꽃이 만개하고 있는 설레는 봄, 그 설렘을 함께 느끼고 싶어, 실력은 없지만 정성을 다해, 벚꽃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동네 산책길, 드디어 피어나기 시작하는 벚꽃들. 어느 새 벚꽃이 하나씩 피어나기 시작하니 하루가 다르게 풍성해지고 있었다. 곧 벚꽃 절정이 다가올 것 같아 왠지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절정의 짧은 순간이 지나면 이내 사라질 꽃잎들이 아쉬워서. 꽃이 피어나는 순간. 그 순간의 순간을 즐기지 않으면 다시는 오늘, 이 시간의 꽃들을 즐길 수는 없다.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리라 생각했다. 순간의 순간.
밤 산책 중에 본 벚꽃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가로등이 환하게 비추는 꽃길 사이를 천천히 걷다 보니, 봄의 심장 속을 걷는 기분이다. 노란 조명 아래 연분홍의 꽃잎들. 사진을 한 장 한 장 담아내며, 그 아름다운 자태에 황홀해지기도 했다.
밤 산책 중에 만난 봄꽃들. 야경과 어우러져 각자의 아름다움으로 피어난 꽃들의 풍경이 너무 예뻤다. 그냥 빠르게 걸을 때에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들. 느리게 걷다 보니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고,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느렸기에, 충분히 좋았던 시간.
내가 느꼈던 감정들, 그대로 느낄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당신에게 전해진다면 좋겠다. 겨울을 견디고 아름답고 풍성하게 피어난 꽃들이 당신에게 들려주는 메시지가 분명 있을 것이라 믿는다. 분명히.
누구에게나 겨울의 추위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겨울을 지나 피어난 꽃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듯이, 추운 겨울을 지나 피어날 당신의 꽃은 당신만의 색으로 더욱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곧 꽃망울 틔울 당신의 꽃을, 진심을 담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