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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룡 Sep 25. 2017

Vancouver life

 being healed

나와 SH는 매일 아침 8시에 집을 나선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스카인 트레인을 타고 학원까지 가려면 1시간 전에는 집에서 나와야 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이곳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버스도 트레인도 말 그대로 지옥철이다.

출근시간대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버스나 트레인을 몇 대씩 그냥 보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버스를 탈 때 운전기사 분들이 언제나 웃는 얼굴로 인사해준다. 타는 사람들도 함께 인사한다. 내릴 때도 모두들 땡큐~라는 한 마디씩 하고 내린다. 운전기사 분도 한 명 한 명 답인사를 해 준다.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들이다.


밴쿠버의 스카이트레인은 이름 그대로 땅에서 높이 떨어진 곳을 달린다. 모노레일처럼 하늘 위 레일을 달린다.

그래서 답답하고 지루한 지하철과는 달리 멍하니 바깥 풍경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와 있다. 아기자기 한 집들, 나무들, 넓은 공원의 거위떼들 까지 보인다.

밴쿠버의 중요한 교통수단인 SKY TRAIN

오늘은 꽉 차 있는 트레인 안에서 문득 재밌는 점을 하나 발견했다.

트레인 안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물론 국적상으론 캐나다인 일수도 있겠지만..)

겉모습으로 보이기에는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남미, 인도나 이슬람 국가들...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타고 있다.


이들은 각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생활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는 공부를 목적으로 누구는 여행, 또 누군가는 직업을 찾아 이곳에 왔을지도 모른다. 그게 며칠이든 몇 달이든 또는 몇 년, 몇십 년이든 이곳에서 이들의 문화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나는 SH에게  "여기 안에 참 많은 나라 사람들이 있네~"라고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게 바로 내가 이곳에 오자고 한 이유야.


SH는 나에게 세상에는 이렇게 넓고 다른 세상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확실히 밴쿠버에 와서 조금은 느리게 여유 있게 사는 삶을 배운 것 같다.

석양이 질때쯤 마을은 쥐죽은듯이 조용해 진다

언제나 바쁜 한국사람들과는 달리 사람이 지나가면 차가 먼저 멈춰주고, 이들의 하루는 일찍 시작해 일찍 끝난다.

내가 살고있는 버나비는 저녁 6시쯤 되면 하나둘 불이 꺼지기 시작하고 바깥에 완전한 어둠이 찾아오면 이들도 모두 잠에 든다.

물론 이곳도 다운타운 쪽은 조금은 사정이 다르겠지만..


처음에는 TV도 없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 심심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그 시간에 SH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뒷마당 벤치에서 하늘을 보는게 좋다

그리고 이곳은 공기가 좋다. 뒷마당의 벤치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멍하니 석양 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머릿속부터 힐링되는 느낌이다.


우리 정말 잘 빈둥되는거같애~

SH가 나에게 말했다.


SH말대로 정말 내 삶에 이렇게 빈둥됬던 적이 있었던가.. SH도 나도 그동안 사회의 압박 속에서 너무 바쁘게만 사느라 여유라는 것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는 그"여유"라는 것을 찾아 지금 낯선 이곳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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