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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Oct 03. 2020

코로나와 다니엘 크레이그 핏

코로나로 불어버린 살 위에 추석 음식을 부었다. 충격적인 몸무게가 나온다

코로나로 인해 피트니스를 가지 않았다.

그래서 홈트를 하면서

무게 치다가 허리까지 나갔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피트니스 6개월 쉬었는데,

허리가 호전된 이후 3개월 정도는

남산길을 산보하면서 나름 운동을 했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


우선,

운동능력의 퇴화가 심각하다.

거의 피트니스 초보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하체는 그럭저럭 버티는데,

상체와 러닝 능력의 저하가 심하다.

달리거나, 상체 쓸 일이 없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다음으로,

몸무게는 피트니스 본격적으로 다니기 전,

다이어트해서 살 빼기 전의 수준으로 원복 했다.


다만 살 뺀 후에 산 옷들이 잘 맞아서,

몸에 딱 맞게 맞추었던 양복들은 빼고,

몸무게가 느는 것은 느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다니엘 크레이그 핏


다이어트하고 운동해서,

바디 프로필 찍을 정도는 아니지만,

살 빼고 몸을 만든 후에

기념으로 슈트 2벌을 맞췄었다.


영화에서 보

“다니엘 크레이그” 슈트가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 맞출 때 재단사 분께

“다니엘 크레이그” 핏으로 해달라고 했다.


그 얘기하고 나서

젊은 재단사님과 같이 많이 웃었지만.  


슈트를 입고 가장 기분 좋았던 칭찬은

“슈트가 제일 잘 어울려,

허벅지 좀 만져봐도 돼?”


마음이 힘들 때, 몸을 힘들게


한 때 마음이 몹시 힘들었다.

술 없으면 잠을 못 자고,

그것도 모자라면 수면제도 같이.


위험하다는 자려면 할 수 없었다.

그러면 잘 때까지 기억이 black out 된다.


여담이지만,

술 마시고 필름 끊겨서 다음날 물어보면

이상한 짓 한적 없고,

“술+수면제”로 black out 돼도 실수한 적 없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젠틀(?)하다고 자부한다.


어쨌든, 그 당시

턱 V라인은 과거의 흔적 기관이었고,

배는 임신 8개월 정도였다.


마음이 힘들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저 멍하니 잡생각만 하는데,

깨어 있는 것도 힘들었다고 하면 정확하다.  


그러다 살이라도 조금 빼야겠다는 생각으로

저녁때 샐러드만 먹기 시작했는데,

한 달쯤 지나니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하면 될 것 같아서 다이어트하면서

운동도 옛날보다 열심히 했다.


살 빠지고, 운동한 효과는

마음이 맑아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면,

그 지긋지긋한 무기력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감량 목표치에 미달하면 주말 이틀간

하루에 포도 10알만 먹으며 다이어트하고,

훈련받을 때 생각하면서 달리고 근력 운동했다.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덜 힘들다고 자극하면서.


지금은

그렇게 마음이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나 싶다.

버티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고,

방법이 찾아지는 것이라 느낀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살찌는 것과 운동능력 저하에 트라우마가 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핑계 대고

산보하면서 맛집 찾아다녔으니, 반성한다.


그래도 허리 아플 때

제대로 걷기만 해도 행복하겠다고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라스로 위로는 한다.


안녕,

햄버거, 핫도그, 토스트, 서브 웨이,

짜장면, 짬뽕, 냉면, 물만두, 찐만두…………

치팅 데이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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