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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티 Mar 14. 2021

암스테르담의 자유는 밤에 시작된다.

EDM의 고장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클럽 즐기기

암스테르담은 성인들의 디즈니랜드라고 불린단다.


이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이 났다. 그도 그럴 것이 나도 네덜란드에 오기 전엔, 네덜란드 하면 '홍등가'와 '마약'이 바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이 두 가지가 합법이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것을 리얼로 볼 수 있는 쇼를 관람할 수 있다. 이 쇼를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인파는 장관이었다. 밖까지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신음과 웃음소리에 한층 기대에 들뜬 사람들이 보였다. 이 중 유럽인들도 많이 보였다. 맞다. 네덜란드, 아니 암스테르담은 유럽인들조차 자유의 끝을 기대하며 방문하는 디즈니랜드라 한다. 이곳에선 모두가 일탈을 꿈꾼다.


암스테르담 담광장(Dam Square)에서, 초저녁을 즐기는 사람들.  


평소에 음주가무를 즐기지 않거니와, 성인들이 갈망하는 이곳의 유희들에 그다지 관심이 있지 않았다. 다만 현재 관광 스폿으로 유명한 홍등가 거리(Red Light District)가 는 지역은 호기심 반, 저녁 산책 겸 동행을 구해 한 바퀴 돌았다. 혼자 가기엔 위험할 것이라는 선입견? 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데 암스테르담의 밤은 생각보다 많이 밝았다. 홍등가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뤄 생각보다 너무나 안전해(?) 보였다. 작은 유리 칸 안의 모델 뺨치는 언니들이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곳의 여성들은 현지인이 아닌 대부분 동유럽에서 생계를 위해 건너온 분들이라고 한다. 무언가 느껴지는 씁쓸함을 뒤로하고 낮에는 평화로운 홍등가 거리를 벗어났다.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거리(Red Light District)
홍등가 거리(Red Light District)는 전 세계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현재 암스테르담은 오버 투어리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쨌든 홍등가가 밀집되어 있는 Red Light District의 밤은 아름답다. 달빛에 비친 운하는 낮과 다른 매력이 있다.



네덜란드는 EDM의 본고장이다.

성인들의 디즈니랜드인 암스테르담에서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건 클럽이었다. 음주를 즐기진 않지만, 여행할 땐 웬만하면 클럽에 들르려 한다. EDM 음악을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네덜란드, 아니 암스테르담의 클럽은 꼭 가야만 했다. 이 곳은 EDM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탑 10 DJ 순위엔 항상 네덜란드 DJ들이 대부분 순위에 있다. 마틴 개릭스, 티에스토, 하드웰, 아민 반 뷰렌 등 EDM의 거장들이 모두 네덜란드 출신이다. 또한 시즌을 잘 맞춰가면 수많은 음악 페스티벌을 거리에서 즐길 수 있다. 이 곳의 음악 페스티벌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자주 열린다.


암스테르담 클럽에서 유명 DJ의 디제잉을 보기 위해선 사전에 스케줄을 체크하고,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아쉽게도 EDM의 거장급인 DJ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진 못했다. 한데 EDM이 꽃핀 이 나라의 클럽에서, 꼭 EDM을 즐겨보고 싶었다. DJ가 누구든 상관없다. 이 곳, 암스테르담이면 되었다. 암스테르담엔 정말 많은 클럽이 있다. 여느 나라의 클럽과 마찬가지로 클럽마다 음악 색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꼭 검색해봐야 한다. 또 그날 어떤 DJ가 디제잉을 하는지 사전에 체크해보면 좋다. 특히 암스테르담의 렘브란트(Rembrandtplein) 광장에 유명한 클럽들이 모여있다. 나는 힙합이나 헤비 한 분위기보단 대중적인 EDM을 즐기고 싶었기에, 관광객들이 많이 간다는 'Escape'클럽을 세 번이나 방문했다. (Escape은 관광객이 너무 많아, 실제 현지인들은 잘 안 간다는 말도 있다.)

암스테르담의 유명 클럽과 펍이 몰려있는 렘브란트(Rembrandtplein) 광장. 초저녁에 맥주 한잔 하기에 좋다.
암스테르담의 대표 클럽 'ESCAPE'


사실 로테르담을 떠나는 날, 그 지역의 가장 큰 음악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암스테르담 숙박을 예약해 놨기에 돌이킬 순 없을 터. 그 기회를 놓쳐 너무 아쉬웠지만, 암스테르담의 클럽은 이를 잊게 해 줬다. 이 곳의 클럽은 남녀노소 누구나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여서 한층 더 자유로웠다. EDM의 소울이 살아있는 이 곳에서 음악에 몸을 맡기며, 여행 막바지의 시간들을 간절히 붙들고 싶었다.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들이 모여, 마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나처럼 모두가 끝나가는 여행을 아쉬워하고 있겠지. 지금은 가장 신난 표정을 하고, 떼창을 하고, 몸을 흔들지만 말이다. 이 공간에서 함께 있었던 이들은 각자의 나라로 돌아갈 테고, 우리는 앞으로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오늘 이 공간, 음악, 분위기, 기분을 기억하며 앞으로 일상도 정말 '축제'처럼 살고 싶어 졌다. 나에게 암스테르담의 기억은 꺼지지 않은 음악이 살아 있는 곳이다.   

 

신났던 만큼 무한히 흔들리는 초점 없는 사진을 건졌다.
그렇게 암스테르담에서의 마지막 밤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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