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살기도 힘들다”.
어렸을 땐 저런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평범한 것이 왜 어려울까? 생각하면서.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직장을 다니고 하고 싶은 것은 대체로 모두 할 수 있는 나의 삶. 이런 삶이 지극히 평범하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는 것도 모른채. 그런데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갈수록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삶이 정말로 얻기 쉬운 삶은 아니란 것을 느낀다. 30년 남짓 살았을 뿐인데 벌써 부모님을 잃거나, 이혼을 하거나, 엄청난 노력을 했는데도 원하는 것을 갖질 못하거나, 이런 저런 일들이 쌓여서 마음의 병을 얻거나, 몸이 아프거나 하는, 평범한 삶에서 멀어지게 하는 일들을 겪는 친구들이 있다.
주자 운영을 하면서 주자들에게 직접 듣기도 하고, 주자들이 응모하면서 써낸 스토리를 읽기도 하면서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겪은 혹은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 며칠간은 급성 백혈병 환자였다가 회복한 아들을 데리고 온 주자, 8년 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지금은 완치 판정을 받은 주자, 이십대 초반에 결혼 후 임신을 했는데 임신 중 자궁암이 발병해 아이 때문에 항암 치료를 포기했다가 아이를 낳고 나서는 너무 늦어버려 자궁을 적출했다는 주자, 교통 사고로 스무 번이 넘는 수술을 했지만 다리를 잃은 주자, 태어날 때부터 청각에 문제가 있었던 주자가 있었다. 평소 내가 읽는 소설에서조차도 보기 힘든 사연들이다.
장애인 주자가 오기 전이면 우리 주자 운영팀은 그분이 불편함 없이 봉송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특별히 조직위와 협업해 신경을 쓴다. 그런데 어떤 때에는 우리가 배려한답시고 괜찮다는데도 자꾸 이 정도면 괜찮냐, 저 정도면 괜찮겠냐 묻는 것이 오히려 그 사람들을 더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이 제출한 자료를 안 보고 대면했다면 장애를 가진 사람인지도 몰랐을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휠체어를 탄다고 표기한 주자가 아니라면, 동반인과 무조건 함께 다녀야 한다고 이야기 한 주자가 아니라면 앞으로 장애 정도에 대해서 상세히 묻거나 아는 척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순탄한 삶에 감사하며 순탄한 삶을 산다고 해서 우월감이나 편견을 갖고 살지 말자는 다짐을 해본다! (급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