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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기 Mar 15. 2019

복리 이자 커플 여행

당신과 함께여서 할 수 있어요.


“으윽 써!”
당신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보고
잔뜩 찌푸린 귀여운 얼굴을 하지요.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이 사랑하는 것도 사랑하게 된다고 하잖아요.
당신은 내가 즐기는 커피도 안 마시고 건프라 조립하기도 지겨워하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커피나 건담 따위 상관없어요.
당신은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당신이 사랑하는
나를 나도 사랑할게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면

복리 이자처럼 행복하지 않을까요.







“나 그거 봤어요!”


당신은 걸었던 골목의 분위기를 내게로 와 들려줍니다.

나는 발라먹은 잼의 맛을 당신에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만난 사람과 당신이 만난 사람이 우리와 함께 만납니다.

혼자 한 여행이 둘이 됩니다.


당신이 들지 못하는 짐을 내가 지고 당신이 보지 못하는 길을 내가 찾아갑니다.

내가 듣지 못하는 말을 당신이 이해하고 내가 맺지 못할 인연을 당신이 넓혀갑니다.

혼자 할 수 없는 여행을 둘이서 할 수 있게 됩니다.


계곡의 바람이 당신의 상쾌한 숨과 섞여 나의 더위를 식혀 줍니다.

오렌지 빛 석양이 우리가 한 곳을 바라보게 합니다.

둥그런 달은 당신을 그윽하게 비추고 와 나의 눈에 담깁니다.

아침의 차 향기가 당신의 코끝을 간지럽히고 나도 기지개를 하게 퍼져 갑니다.

함께 한 시간이 영원에 더 가까이 닿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나는 당신을 여행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를 여행합니다.

서로가 사랑하는 서로를 여행하면


'좋다.'


불쑥 튀어나온 혼잣말이 외롭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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