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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Jan 18. 2021

인생은 아름다워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50

<인생은 아름다워> 지금껏 만난 영화 속 인생도 모두 아름다웠는데 왠지 정점을 찍을 제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목마저 인생은 아름다워,라고 과감히 선포할 수 있었나 보죠. 이 작품에서는 아버지의 사랑을 영화로 제작하여 세상에 알린 감독의 인생을 나눠볼게요.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군요. 아버지의 사랑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영화 제작까지 하는 경우가 흔치는 않잖아요?

그렇죠. 아마도 시대적인 배경이 제대로 한몫을 한 것 같아요. 혹독한 2차 세계대전 당시가 이 영화의 배경이거든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_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정말이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은 전쟁이 2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는데, 현재까지도 그 당시 사연이 영화로 제작될 정도니까 실로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그 시절에 있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사연은 2차 세계대전 사연 중에서 또 다른 느낌의 스토리예요. 포스터 로그 라인에 '웃으면서 동시에 펑펑 울게 될 것이다.'라는 문장이 우릴 맞이하고 있죠.



웃으면서 운다고 하니 문득 찰리 채플린이 떠오르네요.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은 지금 생존하고 계신 분이죠?

아직 활동 중이시죠. 열여덟 편의 영화 중에서 1997년 작품, 바로 <인생은 아름다워>가 대표작이 되었고, 영어권 외로는 최초로 할리우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어요. 미국에서 개봉했던 해외 영화 중 최고 수익 작품이 되기도 했죠.



미국에서 개봉한 해외 영화 중 수익을 가장 많이 올렸다면, 그 수치도 굉장했겠는데요. 감동과 인기가 대단한 작품인가 봅니다. 스토리를 짧게라도 알려주실 거죠?

부모님이 어떤 러브스토리로 결혼하게 되는지는, 몹시 예쁜 내용이지만 생략할게요. 사랑하던 두 사람이 보석같이 반짝거리는 아들을 낳았죠. 단란했던 가족은 행복했어요. 바로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요. 어느 날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사람들에 의해 아버지와 아들은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아직 어린 천진난만한 아들에게 현실의 참혹함을 모르게 하고 싶었던 아버지는 기지를 발휘하죠.

"죠수아. 우리는 지금 포로로 잡혀있는 게임 중이야. 천 점을 먼저 따는 팀이 1등인데, 1등의 선물은 탱크야.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거나, 배 고프다고 떼를 쓰거나, 소리를 지르면 점수가 깎여. 1등만 탱크를 받을 수 있어."

시간이 지나도 조슈아가 흥이 떨어지지 않도록 수시로 이야기해주죠.

"조슈아. 오늘까지 1등이 누구인지 알아? 바로 우리래! 지금처럼 조용히 잘 숨어서, 마지막까지만 버티면 탱크는 우리 거야. 할 수 있지?"



웃으면서 동시에 운다고 한 로그 라인 글귀가 조금은 이해됩니다. 그런데 제법 긴 시간이었을 텐데 아들을 계속 설득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요?

어느 날 아들이 겁먹은 얼굴로 다가와서는, 수용소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아빠에게 해요.

"아빠. 우리를 죽여서 단추와 비누를 만들거나 땔감으로 쓴대."

그러자 아버지는 또 한 번 재치를 발휘하죠.
"조슈아. 그 말 정말로 믿는 거야? 자기들이 1등 해서 탱크를 타려는 거잖아. 잘 생각해 봐. 말이 돼? 오늘은 저 제임스 아저씨 비누로 손을 씻고, 저 톰 할아버지 단추를 끼우자 하는 게 말이 돼? 사람들이 너를 속이고 1등 하려고 그러는 거야."

아빠만 무한 신뢰하는 아들 조슈아는 그제야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게 상황은 무마됩니다.

전쟁이 끝날 무렵, 독일군은 증거 인멸을 위해 포로들을 몰살시키게 되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_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아들을 쓰레기통 속에 꼭 숨겨둔 아버지는 이제 게임이 끝나가니까, 조용해질 때까지 꼭 잘 숨어있다가 나와야 1등 한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믿은 아들 조슈아는 숨어서 쓰레기통 틈으로 밖을 바라봅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_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잠시 후 독일군 총부리 앞에서 걷는 아버지를 보게 되는데요.

그때 숨어있는 아들을 향해 마치 게임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듯 아버지가 윙크를 찡끗 날려주죠.

그리고 총부리 앞에서 아주 우스꽝스러운 걸음을 걸으며 웃는데요.

아들도 그런 아버지를 틈 사이로 보며 키득키득 웃습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_ 이미지 출처: 네이버


그리고 바로 그 모습이

아들이 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아. 결국 그렇게 되는 거군요. 참 마음이 먹먹합니다. 아들이 자라면서,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을 지켜내려 했던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가슴에 사무쳤을까요.       

영화에는 아버지의 유쾌함을 더 표현하기 위해 픽션도 조금 첨가되었다지만, 그 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을 영화로 제작해낸 자체가 아버지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기도 하니, 그래서 더욱 감동이 증폭되고, 세계에서 인정하는 명작의 위치에 우뚝 선 것 아닌가 싶어요. 로베르토 베니니는 영화감독이기도 하지만 각본도 본인이 다 썼고 심지어 주연까지 자신이 맡았죠. 당시의 아버지를 본인이 직접 연기한 겁니다. 국내에서는 1999년 개봉 후에 다시 2016년, 극장에서 재개봉까지 했었습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_ 이미지 출처:네이버



자신이 그 시절 아버지의 위치에 서서, 그때 아버지의 마음으로 연기할 때,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그 가슴속에는 바람이 휑하니 부는 동굴 하나가 항상 머물고 있을 것 같습니다. 시대적 배경까지 더해져서 감히 누가 흉내 낼 수 있는 사연이 아니다 보니, 감동이 더 큰 영화네요.

칸 영화제 대상, 아카데미 시상식 7개 부문 중 3개 부문이나 수상하였는데요, 아버지를 닮아 워낙 유쾌한 성격이다 보니,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대요. 아까 찰리 채플린 떠오른다고 하셨는데, 바로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이 이탈리아의 찰리 채플린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_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찰리 채플린도 늘 비극을 웃음으로 승화시켰었죠. 독일군의 총부리 앞에서 게임인 척 웃으며 아들에게 윙크를 날려주셨다니, 아들을 지키려는 그 사랑에 자꾸 뭉클해집니다.

이 영화 시작과 마지막에 성인인 조슈아의 설명이 짧게 등장하는데요. 마지막 부분에서 등장하는 조슈아의 '이것은 제 이야기입니다. 제 아버지가 희생당하신 이야기. 그날 아버지는 저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셨습니다.'라는 말에 극장이 눈물바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_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워낙 명작이니 이 영화를 많은 분이 이미 보셨겠죠? <인생을 아름다워>라는 제목도 많은 분의 가슴에 남아있을 테고요.

러시아의 혁명가 트로츠키가 암살당하기 직전에 남긴 글,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에서 이 영화 제목의 모티브를 땄다고 해요. 이탈리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인생 영화가 되실 거라고 확신하니까요. 꼭 보시고 가슴에 따끈한 보물 하나 간직해 보세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_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돌아보는 인생은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살아내고 있는 현재에는 얼마나 아름다운 지 알 수 없는 것이 또한 우리의 인생 아닐까 싶습니다.  

총앞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공포심으로부터 끝내 아들의 순수함을 지켜냈던 아버지의 사랑.

비록 지금은 2차 세계 대전 상황이 아닙니다만, 우리들 아버지의 사랑은 오늘도 변함이 없죠.

바로 그 사랑의 울타리 덕분에 우리의 지난 인생이 아름답게 빚어지지 않았을까요.  

아름답게 지켜가는 것은 분명 우리의 몫일 테고요.

천진난만한 아이의 영롱한 빛에 티끌도 묻히기 싫었던 아버지의 마지막 윙크를 선물로 주는 <인생은 아름다워>였습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_이미지 출처: 네이버

author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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