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죽을 만큼 행복했지만, 오늘은 죽을 만큼 죽고 싶어
내가 가질 수 없는 행복이 눈 앞에서 걸어가는 게 처음으로 부러워졌어
지금까지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엄마 아빠와 나란히 걸었던 기억이라는 게, 나한테는 없는데
누군가의 저녁에는 당연한 행복이라는 사실이 부러워서
분하고 아팠어
나도 아빠의 팔짱을 끼고, 맞잡은 손을 한 바퀴 휙 돌려보고 싶어
가질 수 없어서, 가져본 적이 없어서
그 행복이 어떤 기분인지도 차마 알 수가 없어서
내가 부러워하고 있는 감정이 어떤 모양인지조차 모르겠다는 게 속상해
영원히 매워지지 않을 어떤 구멍
커다란 결핍의 구멍이 있는 것 같아
무한히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처럼
계속해서 지하로 지하로 내려가는 기분이야
이런 슬픔도
자랑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