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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외전) 차현서의 컨설팅 노트

퍼펙트 큐(Perfect Cue): 보이지 않는 신호들

by 잇쭌


"당신의 가게는 지금 7가지 증거 중 무엇이 강하고 무엇이 약한가? '맛'만 탓하지 마라. 당신이 놓치고 있는 '신호'가 바로 '매출'이다." (독자를 위한 셀프 체크리스트)




이태웅 셰프의 이야기는 '송정'의 성공적인 오픈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송정옥'은 '캐시카우(Cash Cow)'로, '송정'은 '플래그십(Flagship)'으로, 그리고 '송정옥 HMR(언박싱)'은 '확장'의 무기로서, '이태웅'이라는 브랜드는 완벽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이것은 '맛'의 승리이기도, '증거'의 승리이기도 합니다.


지난 24화에 걸쳐, 저는 '맛'이라는 신화에 갇힌 한 장인이 어떻게 '증거'라는 데이터를 만나 '경영자'로 거듭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어쩌면 이태웅 셰프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맛'만 믿고 주방에서 홀로 싸우고 있을 수많은 사장님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송정옥'을 살려낸 저의 '진단서'를 독자 여러분께 공유하려 합니다.


'맛'을 탓하지 마십시오.


'경기'를 탓하지도 마십시오.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 '손님'의 눈으로 당신의 가게를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이 7가지 '증거'를 냉정하게 체크해 보십시오.


당신이 놓치고 있는 '신호'가, 바로 당신이 놓치고 있는 '매출'입니다.




[차현서의 컨설팅 노트: 내 가게 셀프 진단 체크리스트]



1. 물리적 증거 (Physical Cues)

“고객은 '입구'에서 '주방의 위생'을 본다.”


[NEGATIVE ❌]

간판에 불이 꺼져있거나, 유리창이 뿌옇진 않은가? (깨진 유리창)

입구에서 원인 모를 '쾌쾌한 냄새'(썩은 걸레, 기름때)가 나진 않는가?

테이블이 미세하게 '끈적'거리진 않는가?

조명이 너무 어둡거나, 차가운 '형광등' 색인가?


[POSITIVE ⭕]

고객을 유혹할 만한 '냄새'(빵 굽는, 육수)를 입구로 끌어냈는가?

조명은 따뜻한 '전구색'으로 음식을 맛있어 보이게 하는가?

'청결함'이 매장 그 어떤 인테리어보다 우선순위인가?



2. 사회적 증거 (Social Cues)

“고객은 '맛있는 집'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을 집'을 찾는다.”


[NEGATIVE ❌]

저녁 7시, 텅 빈 홀이 밖에서 훤히 보이진 않는가? (최악의 부정 증거)

네이버 방문자 리뷰에 1~2점짜리 '진짜' 불만이 방치되어 있진 않은가?


[POSITIVE ⭕]

좌석을 의도적으로 줄여 '만석'을 연출하고 있는가?

'웨이팅'이 있다면, 그것을 '방치'하는가, '관리'(캐치테이블 등)하는가?

'미쉐린'이나 '블루리본'이 없다면, 고객들의 '긍정적 리뷰'를 잘 보이게 노출하고 있는가?



3. 심리적 증거 (Psychological Cues)

“고객은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가'에게 돈을 쓴다.”


[NEGATIVE ❌]

'돈까스+제육+곰탕'처럼, 정체불명의 '백화점식 메뉴'를 팔고 있지 않은가?

파사드(고급)와 가격(저렴)이 어긋나는 '인지 부조화'를 일으키고 있는가?


[POSITIVE ⭕]

'OOO 전문점'이라는 '선택과 집중'으로 고객을 안심시키는가?

'하루 O그릇 한정'처럼, '희소성'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 있는가?



4. 인간적 증거 (Human Cues)

“'맛'은 주방이, '가치'는 홀이 만든다.”


[NEGATIVE ❌]

직원이 '집에서 입던 옷'에 앞치마만 둘렀는가?

손님이 와도 스마트폰을 보거나, 그릇을 '쿵' 소리 나게 내려놓는가?

메뉴를 물었을 때 '우물쭈물'하는가?


[POSITIVE ⭕]

브랜드 철학이 담긴 '유니폼'을 입고 있는가?

고객과 '눈'을 맞추고, '프로토콜'대로 응대하는가?

'12시간 끓인...'처럼, '맛'의 가치를 '말'로 전달(환대)하는가?



5. 정보적 증거 (Informational Cues)

“메뉴판은 '목록'이 아니라 '선언문'이다.”


[NEGATIVE ❌]

A4용지에 매직으로 쓰거나, 수정테이프로 얼룩진 메뉴판을 쓰고 있는가?

음식 사진이 10년 전 화질에, 어둡고 맛없어 보이는가?


[POSITIVE ⭕]

가게의 '철학'과 '스토리'가 담긴 스토리보드가 있는가?

메뉴판 디자인이 가게의 '컨셉'과 일치하는가?

'맛있게 먹는 법' 등을 제공하여 '정보'를 '경험'으로 바꾸는가?



6. 시간적 증거 (Temporal Cues)

“고객은 '박물관'이 아닌 '살아있는' 가게를 원한다.”


[NEGATIVE ❌]

작년 '여름 특선' 포스터가 11월에도 붙어있지 않은가?

조명이 어두워 '영업 중'인지 '폐업'했는지 알 수 없는가?


[POSITIVE ⭕]

'빵 나오는 시간', '오늘 들어온 활어'처럼 '현재성'을 강조하는가?

계절에 맞는 작은 소품(화분, 리스)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하는가?



7. 사회문화적 증거 (Socio-cultural Cues)

“고객은 '진짜'를 원한다.”


[NEGATIVE ❌]

"정통 이탈리안"이라면서 '김치볶음밥'을 팔고 있지 않은가?

상권(대학가)과 컨셉(최고급 다이닝)이 '충돌'하고 있지 않은가?


[POSITIVE ⭕]

'노포'는 '노포'답게(초대성), '파인 다이닝'은 '파인 다이닝'답게(배타성) 운영하는가?

가게의 '정체성'이 모든 증거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가?






[차현서의 컨설팅 노트] #25 (마지막)


이태웅 셰프의 '송정옥'은 이 7가지 '부정적 증거'로 가득 찬, '깨진 유리창' 투성이의 집이었습니다.


그는 '맛'이라는 단 하나의 '긍정적 증거'만 붙들고 있었습니다.


컨설팅은 간단했습니다.


'부정적 증거'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긍정적 증거'를 '설계'했을 뿐입니다.


'맛'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증명'되지 않은 당신의 훌륭한 맛은,


고객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장,


주방에서 나와 밖으로 나가십시오.


당신의 가게는


고객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까?



<퍼펙트 큐(Perfect Cue): 보이지 않는 신호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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