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해(雲海)라는 것은 원래 구름이 덮인 바다를 이르는 말이었지만, 높은 산봉우리에 올랐을 때 봉우리 사이로 구름이 채워져서 마치 바다와 점점이 흩어져있는 섬과 같은 풍광을 나타낼 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운해는 높은 산에 올랐을 때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러 조건이 맞기만 한다면 그리 높지 않은 산에서도 볼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 진주시는 매우 운이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정월 초하루 날에 뜨는 해를 볼 수 내동면 둔티산 해맞이공원도 해발 160미터 정도의 낮은 지대이지만 장엄한 해맞이 풍경은 물론 안개가 낮게 깔리는 아주 운이 좋은 날은 운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운해 같은 운해는 동쪽에 있는 월아산의 장군대봉(지도기준 483미터, 표지석은 482미터)에서 볼 수 있다. 월아산의 남쪽 봉우리인 장군대봉은 남쪽이 트여 있어서 사천의 와룡산까지 볼 수 있는데 그 사이가 구름으로 들어차면 운해가 되고 멀리 와룡산은 작은 섬이 된다.
또한 진주의 최고봉인 집현산(572미터)에서도 역시 운해를 볼 수가 있다. 집현산도 남쪽으로는 높은 산이 없어 멀리 남해의 망운산과 호구산 등이 바라다보인다. 그 사이로 구름이 덮이면 장대한 운해가 펼쳐지는 데 장관이다. 집현산 동봉 쪽 다소 동쪽으로 치우친 산자락에 있는 월명암에서도, 주지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운해가 일품이라고 한다.
집(충무공동)에서 월아산 장군대봉까지는 왕복 2시간 정도 걸리고, 집현산은 응석사에서 동봉(장군봉) 쪽으로 올라서 정상을 거쳐 응석사 서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다녀와도 3시간이면 충분하니 이 정도 시간에 운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진주에 사는 복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모두 그리 높지 않고 험하지도 않아서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힘을 내서 지리산 운해를 봐야겠습니다. 거기도 얼마 안 걸리는 거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