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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널리 퍼지면 좋을 K-문화(1)

by 대한 Mar 28. 2025

        

젓가락은 주로 동북아 3국에서 발달한 식사 문화다. 동북아 3국이 모두 유사한 젓가락 문화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고, 나도 수년 전에 글을 쓴 적이 있다. (https://blog.naver.com/pdkhks/222735460104)     

그러나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1회용으로 쓸 때 편리성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세척, 건조, 표백, 살균, 오염 방지 등을 위해 약품을 다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 등을 생각하면 바른 방법도 아니다. 녹슬지 않고 몸에도 영향이 매우 적은, 스테인리스강과 같은 금속으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환경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금속은 단단하여 오래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생기고 그곳에 이물질이 끼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수명이 다한 다음에는 녹여서 재활용하기도 쉽다. 한류, 특히 K-푸드의 세계적 확산을 따라서 금속 젓가락의 장점이 국제적으로 알려져 서양은 물론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금속제 젓가락 문화의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깔끔한 위생은 물론 청결을 중요시하는 일본에서는 환경문제보다 위생을 더 중요하게 여겨서 1회용 목재 또는 대나무 재질의 젓가락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오고 있다. 그런데 그들도 이것이 환경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서 좀 더 고급 식당에서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목재용 젓가락을 구비하는 대신에 개인의 이름이 새겨진 젓가락을 보관해서 남이 먹었던 젓가락으로 먹는다는 불편을 없애 주거나 혹은 사용한 젓가락을 탄화시키거나 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 환경적으로 보완을 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방법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는 문제를 갖고 있다.     

서양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포크와 스푼인데 이 경우는 모두 금속제이고 사용에 저항감도 매우 적다. 서양 식당에서는 위생적인 문제로 개인용 스푼과 포크를 사용하는 경우를 아직 보지 못했다. 그들은 아주 오랫동안 금속제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시되어 그 문화를 받아 들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포크와 스푼은 금속제를 사용한다. 물론 일부 패스트푸드 식당에서는 편의를 위해 플라스틱제 식기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나무로 만든 식기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물론 플라스틱 식기 역시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젓가락에서 대나무를 포함한 목재로 만든 것을 사용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런데 왜 금속제 젓가락의 사용을 주저할까?     

정말 위생적인 문제일까? 그렇다면 왜 서양 음식을 먹을 때 금속제 식기로 아무런 의의 제기 없이 식사를 할까? 아니면 무게 때문일까? 그렇다면 속이 빈 가볍게 만든 금속제 젓가락은 사용하지 않을까? 매끄러운 표면 때문에 집기 어렵다는 이유는 또 어떤가? 이렇게 다양한 이유를 대는 것은 사실 원래 이유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것은 그들에게 사용하기 싫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 본래의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이유의 하나는 금속제 젓가락이 한국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서양에서 왔다면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친환경적이고도 위생적인 문화가 한국에서 먼저, 오랜 역사를 배경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주장에 대해서 아마도 그런 이유는 아니라고 항변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이유도 대개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고 내용이 빙빙 돈다. 예를 들어 무겁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무게가 나무와 거의 같은 금속제 젓가락을 주면서 사용하겠느냐고 물으면 당황하면서 촉감이 나무와 다르다는 이유 등의 또 다른 이유를 댄다.      

금속제 젓가락이나 숟가락도 서양의 금속제 포크와 스푼과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선입견의 차이일 뿐 사실상 식기로서 다른 장애가 있을 수 없다. 서양이 스테인리스제 포크와 스푼, 나이프를 식기로 정착한 것처럼 동양에서도 금속제 젓가락과 숟가락 문화로 일원화하는 것이 위생적이나 환경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식문화는 각 사회의 고유한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그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거나 혹은 그 방식이 더 좋다는 인식을 통해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아무리 편리하고 좋아도 그것이 저급 문화를 상징하거나 혹은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방식을 택할 사람은 많지 않다.(물론 이 말은 우리 문화가 일본보다 저급이라는 뜻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라, 다만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잘 살았던 시절이 있었고 그때는 우리 문화를 받아들일 생각이 1도 없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금속제 젓가락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우리의 K-문화(영화 등)와 K-스타(연예인 등)를 통해 친환경, 친위생적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1회용을 포함한 목재 젓가락용으로 사용되는 목재의 양이 어마어마하고 그 환경 부담 또한 매우 클 것이다.

둘째, 금속제 젓가락 사용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문화가 더 일반화된 서양에서의 금속제 젓가락 문화를 먼저 확산해야 한다. 서양에서의 금속제 젓가락 문화 확산이 활발할수록 동양에서의 사용을 더 쉽고 편하게 할 것이다. 

셋째, 금속 젓가락을 제조, 생산하는 회사의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보급노력이 필요하다. 재질은 물론 형상이나 코팅을 통해서 보다 섬세하게 고객의 요구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각 나라마다 음식문화가 다르고 음식을 먹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개발되는 수저가 필요하다. 

넷째, 국가적으로 국내 규격을 정비하고 나아가 세계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체계를 정비해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부 사람들은 금속제 젓가락이 1회용 젓가락에 비해서 훨씬 가격이 높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물론 초기 투자비용이나 세정 등을 위한 시설 투자비가 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양식기의 경우는 아무도 그런 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사실 적용하려고 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금속제 젓가락이 일회용보다 비싸고 싸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탄소중립이나 환경보호를 위해 친환경 젓가락을 쓸 것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사실 고급 목제 젓가락보다는 금속제 젓가락의 가격이 오히려 가격이 낮지 않은가. 또한 사용 횟수를 감안한다면 1회용보다 그리 높다고 볼 수도 없다.     

그래도 문제가 남는다. 우리도 야외에 나갔을 때는 1회용 식기를 사용하듯이 1회용이 정말 좋다는 사람들에게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우리만의 톡톡 튀는 멋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해외 수출용 프리미엄급 우리나라 컵라면에 열전도도가 제어된 금속 젓가락을 하나씩 끼워주면 안 될까? 젓가락 문화 확산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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