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만만한 후쿠오카 1박 여행
오늘만 있고 내일은 일찌감치 떠날 후쿠오카에서의 하루를 30시간처럼 쏘다녔다..
남편과 후쿠오카로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첫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꼴랑 40분밖에 못 날아왔다.
부산에선 서울보다 가까운 곳이다.
그래서인지 주말 뱅기값도 서울보다 싸다.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맨션(원룸 사이즈)을 빌렸다.
무지하게 싸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니 아침 7시 50분이다.
공항에서 버스 타고 바로 다자이후로 갔다.
다자이후에 간 이유는 두 가지..
우리 아들 공부 좀 잘하게 해 달라고 ‘우상’한테 빌러 갔다.
학문의 신을 모시는 다자이후 덴만궁의 황소 머리 쓰다듬으러..
그 우상(牛狀)의 두상만 반질거리다 못해 번쩍거린다.
또 하나는 다자이후 스타벅스 구경하러..
다자이후는 세 번째 방문인데 스타벅스에 들어가기는 처음이다.
세계 6대 스벅.. 어쩌고 저쩌고에 넘어간 내 얇은 귀가 이리로 이끌었다.
이 얇은 귀.. 고마 찢어 뿌까?
다자이후행 버스는 공항 나와서 왼쪽 편 버스 정류장 2번과 3번 어중간한 곳에 서지만 “다자이후”라고 적어놓은 선에 대기하고 있으면 됨.
하카타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후쿠오카 공항을 거쳐 다자이후에 가기 때문에 서서 갈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서서 갔다..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와서 오호리 코엔(공원)과 후쿠오카 성터를 트래킹 하듯 쭉 다 돌았다.
바람이 몹시 부는데도 조깅하는 사람들과 폴 워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후쿠오카 성터 가는 길은 눈물 쏙 빠지게 좋았다.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길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없는 낮은 나무들을 보니 고작 하늘길 30분이어도 이국은 이국이었다.
날씨 참 스산했다.
스산한 느낌 그대로 떠나는 가을의 뒷모습을 보았다.
후쿠오카 공항과 하카타 역은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이다. 그 가운데 우리가 하룻밤 묵을 숙소가 있다.
많이 걸어서 허리도 다리도 아파 숙소에 들러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쉰 다음 다시 나오기로 했다.
버스를 반대 방향으로 탔지만, 시간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니 당황하지 않고 실수를 바로 잡으며 잘 찾아왔다.
여행이 뭐든 딱딱 맞으면 웃을 거리가 별로 없지 않은가. ㅎㅎ
숙소에서 남편 찬스를 써서 부은 다리 안마를 받았다. 제대로 말하면 그의 다리에 밟혔다는 표현이 맞겠다.
밟고 밟혀서 기분 좋은 건 낙엽뿐인 줄 알았는데 내 다리도 마찬가지더라는 거다.
30분쯤 쉬다 나오니 어느새 어둑하다.
겨울 여행은 왠지 세 시간 정도 손해 보는 느낌이랄까..
아직 6시도. 안 됐는데 낯선 어둠을 만나니 말이다.
어두워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JR 하카타역 지하 음식점엔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이미 북적하다.
전에 먹어본 적이 있는 라멘집에서 흔한 돈코츠 라멘과 명란 밥을 먹었다.
나베를 먹고 싶었으나 긴 줄에 끼기 싫었다.
JR 하카타 역 광장에서는 11월 14일부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데 제법 그럴싸하다.
낮엔 별 볼 것 없이 보이더니 역시 빛은 따뜻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후쿠오카는 1박 여행하기 딱 좋다.
남편이 더 좋아했다..
1일 버스 이용권 완전 강추함.
제주항공 2인 왕복 29만 원
에어비앤비 원룸 4만 7천 원
1일 버스 이용권(다자이후 포함) 2인 3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