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자기소개서(1) 경험중심으로 기술
어디 신입이 못한다는 말을 해!
강해지고 싶어 보험 영업의 세계에 들어섰을 때다. 한달 간의 교육이 끝나고 영업을 시작하는 첫 주에 팀 회의를 시작했다. 돌아가면서 이번 주 예정돼 있는 계약 체결 건수를 말하는데, 팀장님이 물었다.
“리셋증후군 FC, 이번 주 3W 가능하죠?”
3W는 ‘일주일에 계약 3건’이라는 의미다. 보통 보험 영업하는 사람들에게 3W는 성공으로 가는 공식이다. 그래서 매주 연속으로 3W를 하면 시상도 하고 축하도 한다. 주위에서 3W 50주 이상 하신 선배들이 여럿 있었다. 3W를 하려면 하루에 최소 3명은 만나 단순히 수다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소개하고 보험 얘기를 깊이 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도저히 불가능한 것 같아서 못한다고 대답했다.
“아니요, 이번 주는 힘들겠습니다”
대답을 하자마자 팀의 모든 선배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음? 뭐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팀장님의 소리쳤다.
“리셋증후군! 어디 신입이 못한다는 소리를 해!”
미팅이 끝나자 선배들이 불렀다.
“야! 신입, 어디서 그딴 소리를 지껄여서 팀 분위기 다 망치냐”
“우리는 무적 2팀이야, 못하는 거 없어. 무조건 하는 거야. 그게 영업이야!”
“너 같이 뺀질 거리는 새끼들 중에 영업 잘하는 애 못 봤다. 똑바로 좀 해라”
아니, 그럼 나에게 미팅 시간이 아니라 허풍 시간이라고 말해줬어야지!
그날 이후로 큰 깨달음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예스맨’이 된 것도 이 경험이 깔려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예스맨’이다. 그냥 위에서 시키면 다 ‘네’, ‘좋습니다’, ‘해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이다. 머릿속에서는 안될 것 같아도 일단 ‘맞다’고 한다. 나보다 별로 나이도 많지 않은 분들도 이렇게 대답하면 일단 좋아한다. 정확하게 알아보고 ‘된다’, ‘안 된다’ 파악 한 후에 진행하는 것은 일단 싫어한다. 아 정말, 어디 학원이 있어서 같이 다니나? 어쩜 다 똑같다.
‘예스맨’은 편하다. 시킨 걸 해주니 위에서 예쁨 받고, 안되더라도 시킨 사람이 본인 스스로를 부정할 수 없으니 어떻게는 무마시켜 준다. 요즘에는 독자생존 좋아하는 애들이 많아져서 실무자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애들도 많아 지긴 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