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자기소개서(2) 업무중심으로 기술
보도자료 초안 쓰는데 1년
일해보고 싶었던 PR대행사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 한 후, 하나하나 배워가던 시절이었다. 신입사원들은 보도자료 초안 작성, 월간 리포트 작성, 기획서 초안 작성 등을 일을 담당했다. 보도자료 초안을 쓰면 부장님께 피드백을 받았는데, 항상 빨간펜 한가득이었다. 다른 회사에서 작성한 보도자료를 베껴 써보기도 하고, 다른 회사 홈페이지에서 보도자료를 참고하기도 했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웠다.
한번은 초안 쓴 후에 부장님께 보여드리기 전에 옆 팀 선배에게 봐달라고 했더니, 읽어보고 한마디 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는 보도자료를 받아 들면 어떻게 수정하라고 말해주기도 어렵다. 그냥 본인이 다시 쓰는 게 훨씬 빠르고 쉽다. 그때 그 선배도 그때 그런 표정이었다. 그렇게 보도자료다운 보도자료를 쓰는데 1년이나 걸렸다. 그러고 보면 참 글쓰기 소질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실원들에게 이 얘기를 해주면 꽤 놀란다. 얘들아, 나도 그랬단다. 실원들에게는 우리가 홍보관련 어떤 일을 하던 보도자료 쓰기가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라고 해준다. 회사를 대표해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열심히’ 쓰지 말고 ‘잘’ 쓸 것을 당부한다.
보도자료 하나를 준비해 놓으면 욕심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보도자료 내용에 맡는 기획자료를 피칭해볼까? 보도자료 내용을 곡해하는 언론을 위한 예상 Q&A라도 준비해볼까 등등. 예전에는 내가 되도록이면 안 하려고 용을 썼는데, 지금은 실원들에게 준비해 놓으라고 하면 되니, 해볼까 하는 싶어지는 이 심리란…
보도자료 쓰는 것도 허덕이면 꼬맹이가 어느덧 15년차 직장인이다. 어느 시절에는 나태했고, 어느 시절에는 노력했고, 힘들었고, 배웠고, 성장하고 또 정체하고 그랬다. 그렇게 PR이라는 영역을 점점 좋아하게 됐고, 어떤 책임감마저 들기 시작했다. 나보다 한 세대 선배 PR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배우면서 ‘왜 능력도 되시는 분들이 이 힘든 일을 할까’ 싶었는데, 선배들도 이 일에 대한 뭔가 있었던 것 같다.
선배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텼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