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모금(5)>
사주팔자에 평생 직장인을 한다고 했다. 스스로 지난 15년을 돌아봐도 창업할 재주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사업을 맡아 꾸려 나가보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다. 어릴 적부터 꿈이 전문 경영인이었는데, PR담당자들이 조직의 발전을 위해 서포트 하는 역할이라면 전문 경영인 역시 창업자의 비전을 실현해주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일견 같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고용한 사람이 ‘내가 대표야’, ‘월급 내가 줘’ 등등 얘기하고 싶은 마음 다 알겠는데, 본인의 성공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런 천박한 소리 집어넣고 진지하게 일을 접근하는 사람을 곁에 둘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좋은 정치 풍토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고민해봤다. 선출 방식일까 혹은 감시 제도일까? 정치인이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애초에 우리 정치 시스템은 선출된 대표자에게 권력을 위임한 것이 아닌가, 위임하고 감시한다. 그 균형은 어디쯤 있는 것일까? 결국 사람인 것 같다. 그 자체가 스스로 훌륭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 성장해온 사람을 뽑는 것이 좋은 정치 풍토를 만든다.
직장인으로서의 나와 내 본 모습 사이에서 적당히 비겁하고, 필요이상으로 정의롭고, 유연하지만 고지식한,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느낌으로 살아왔다. 앞으로 나와 함께 일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나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드리려 한다.
<리셋증후군 활용법>
1. 아첨하게 하지 말고, 뭐든 부정하게 하라.
2. 어디 있는지 좀 묻지 마라.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있을 테니.
3. 주도하게 하지 말고 돕게 하라. 주인공엔 관심 없다. 작가나 서포터 정도면 된다.
4. 출퇴근 시간 좀 지키라고 하지 마라. 내게 주어진 시간은 내가 알아서 쓸게.
5. 뭐든 배우게 하라. 반드시 회사를 위해 쓴다.
6. 제발 내가 더 늙기 전에 의미 있는 일 좀 하자. 좋은 일을 제안해줘라.
7. 운동은 억지로 시켜주면 좋겠다. 나도 체력이 능력인 나이가 됐다.
8. 칭찬은 안 해도 되는데, 신뢰는 해라.
9. 이유를 말해라. 정보를 줘라. 꽤 잘 알아먹는다.
10.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비슷한 성향의 동료를 구해줘라 시너지 낸다.
이 정도면 매우 잘 활용할 수 있다. 안 어렵다.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