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내가 가짜 보도자료를 쓰는 이유

제4장 자기소개서(2) 업무중심으로 기술

by 리셋증후군

내가 가짜 보도자료를 쓰는 이유

업계 선배님께 한두 해 전에 배운 업무 방식이다. 진짜 '가짜 보도자료'를 작성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보도자료를 작성해본다는 것이 맞겠다.


아마존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미래 보도자료(Future Press Release)’를 작성한다고 한다. '아마존 웨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내용인데, 선배님께서는 실무에 적용해보고 계신 듯 했다. 미래 보도자료는 해당 프로젝트의 성과를 미래의 완료 시점에서 언론 보도자료 형식으로 작성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프로젝트의 필요성이나 과정 등 전반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다. 프로젝트에 대한 명확한 목표도 공유할 수 있다.


마치 자기계발 책들에서 소개하곤 하는 ‘미래일기’처럼 회사의 미래의 모습을 보도자료 형태의 글로 적는 것이다. 경험해 본 분들도 있겠지만, 종종 언뜻 생각하기에 실현 불가능하거나 너무 높은 목표일지라도 일단 글로 적어두면 좀 더 수월해지는 느낌이랄까?


사실 가짜 보도자료를 쓰는 것은 쉽지 않다. 쓰기 전에 미리 해당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이나 목적 등을 이해해야 하고, 그 필요성에 공감해야 한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 동안 어떤 이슈가 있을지, 어떤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지 상상해야 하고, 달성한 이후의 모습까지도 미리 예측해야 한다. 중간에 본인의 아이디어도 생각해 구석구석 넣어 놓아야 한다.


실제로 업무에 몇 차례 적용해봤는데, 꽤 유용한 방법이었다. 회의 할 때 아이디어를 정리해오지 않아 키워드 몇 개 툭툭 던지다가 의미 없이 시간 허비하는 사람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마케터들은 직관적으로 (혹은 그냥 하기 싫어서) 뭐든 반대하곤 하는데,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미래까지 부정하기는 힘든 모양이었다. 개발자들은 ‘이러저러해서 안 된다’는 표현 대신, ‘이러저러한 문제들이 있다’라고 문제를 정의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언어의 주술적 힘을 믿고 있다. 그것을 증명하는 실용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미래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적용해보면 좋겠다. 좋은 언어, 단어, 말, 담론들을 각자의 조직이나 회사에 공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전 15화15. 너는 왜 기사로 나를 죽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