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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Jan 22. 2020

제네시스의 첫 SUV, 성공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의 위장막을 벗어던진 제네시스 GV80

처음, 그 순간은 마치 마법과도 같죠.
긴 여정은 첫 걸음으로부터 펼쳐지고 모든 걸작은 첫 획에서 태어나며 두 사람은 첫 느낌으로 가까워지니까요.
다시 오지 않을, 처음


제네시스(Genesis)는 자신들의 SUV 'GV80'을 출시한 후 커머셜 광고를 통해 ‘다시 오지 않을, 처음'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첫 번째’를 이야기했다.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 출시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고대하며 손꼽아 기다리던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나라의 SUV 인기가 워낙 폭발적이고 대중들 역시 SUV에 대한 전문성과 보는 감각과 시선도 꽤 높아진 상태라 제네시스 측에서도 신차를 준비하면서 꽤 '노심초사(勞心焦思)' 했을 것이다.   

스파이샷(Spy shot)이라고 해서 위장막으로 꽁꽁 묶어둔 채 정체(세부 디자인)를 숨기며 테스트 주행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를 몰래 찍어 유출한 경우들을 의미한다. 주행을 위해 필요한 필수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위장막으로 덮어 구체적인 디자인을 알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경우들이 있고 그 와중에 온갖 소문이 난무하며 매우 현실적인 렌더링 이미지가 돌아다니는 경우도 다반사다.

제네시스의 SUV는 더욱 그러했다. 2019년 겨울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있었지만 차량 품질 점검이나 배기가스 인증 그리고 신차 출시에 관한 세부 일정 등으로 출시일이 지연되기도 했다.

2020년 1월 15일, 마침내 그 베일(Veil)을 모두 벗어던졌다. 제네시스는 다시 오지 않을 첫 번째 경험을 시작한다.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 GV80   출처 : genesis.com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 GV80

제네시스가 출시한 첫 SUV의 공식 명칭은 GV80이다.

제네시스는 대부분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듯 현대자동차그룹이 만들어내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다. 포드(Ford)의 링컨(Lincoln)이나 토요타(Toyota) 자동차의 렉서스(Lexus), 닛산(Nissan)의 인피니티(Infiniti)처럼 프리미엄 고급 브랜드로는 제네시스가 국내 최초이기도 하고 또 유일하기도 하다.

제네시스가 본격 런칭된 후 생산 차량의 모델명은 제네시스(Genesis)의 앞글자 알파벳 'G'를 따서 G80, G90 식으로 명명하게 된다. BMW의 SUV를 X6, X7 등 'X' 시리즈로 부르는 것, 볼보가 XC40, XC90 등 SUV 라인업을 'XC' 형태로 부르는 경우와 같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대형 세단이었던 에쿠스(EQUUS)를 역사 속으로 묻어버리고 중형 세단의 상위 모델인 그랜저의 기록들은 이어간다. 그리고 가장 최고급이라 불릴만한 최상위 영역에 제네시스의 G브랜드를 럭셔리 브랜드로 쭉 이어가고 있다. 쉽게 말하면 에쿠스가 있던 자리에 EQ900 같은 고사양의 브랜드가 올라온 셈이다. 

※ GV80의 경우 사실 '대형'클래스가 아니라고도 한다. 준대형이니 준중형이니 이렇게 애매한 분류를 나누는 경우들이 있는데 '세부 분류'라고 언급하기보다 차량을 판매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단어 같기도 하다. 네이버 자동차에는 준중형과 준대형으로 이를 구분하고 있는데 벤츠 GLE, BMW X6는 준대형에 속하고 있고 벤츠 GLS, BMW X7은 대형에 분류했다.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도 준대형으로 기록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음(Daum) 자동차에서는 팰리세이드는 대형, GV80은 중형으로 기록한다.  
BMW의 대형 SUV X7.  출처 : bmw.bb

GV80은 3천 CC(정확히 2,996cc)의 배기량으로 싱글 터보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V6 엔진이라면 고급사양에 고출력이라며 떠들어댔었는데 이제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고 아주 부드러운 주행 질감과 더불어 정숙성을 선사하게 될 엔진이라고 한다. 그 와중에 높은 힘을 낼 수 있다는 고출력의 엔진이 바로 'I6(Inline-Six)' 엔진이다. 참고로 기아자동차의 신형 모하비나 팰리세이드의 3.8 트림은 모두 V6 엔진이 탑재되었다. 팰리세이드 3.8은 295마력의 힘을 낸다. I6 엔진이 본래 없었던 것은 아니다. BMW의 X3부터 X7까지, GLE 450도 'I6'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3천 CC 기준) 이번 GV80의 I6 엔진은 현대차가 자체 생산한다.  

반면 볼보의 상위 모델인 XC90은 배기량이 2천 CC라 I4 엔진이 들어간다. 

GV80은 278마력으로 최대토크가 60kg.m이다. 전장으로 보면 팰리세이드가 4,980mm이고 GV80이 4,945mm다. 전폭은 1,975mm로 두 차량 모두 동일하고 전고는 팰리세이드가 1,750mm, GV80이 1,715mm다. 위에서 언급한 GV80과 팰리세이드 그리고 1억 원이 넘는 X7과 GLE클래스를 굳이 넣어 비교를 해봤다(아래 그림 참조)

  

4대의 차량 비교(GV80 vs 팰리세이드 vs BMW X7 vs 벤츠 GLE클래스)  출처 : 네이버 자동차


GV80의 디자인

GV80이 출시된 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2인치 휠이었다. 국내 SUV에서 찾아보기 힘든 20인치 이상의 휠은 거대함과 웅장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타이어 가격은 꽤 비싸겠지만 인치 업이 될수록 마초적인 매력을 뿜어낸다(개인적으로 인치가 큰 타이어를 선호한다)

다만 GV80에 22인치 휠을 달려면 190만원이라는 높은 금액을 덧붙여야 한다. 기본 사양은 19인치이고 여기에 70만원을 추가하면 20인치까지 업할 수 있다. 

제네시스 GV80 22인치 휠.  출처 : Daum 자동차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센타페시아(Center Fascia) 상단에 존재하는 넓은 디스플레이다. 무려 14.5인치에 달하는 와이드 한 디스플레이는 터치감도 자연스럽고 디자인도 꽤 유려하다. 시원시원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내비게이션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과 인공지능이 포함되어 보다 명확한 길 안내를 한다고 한다. 실제 도로 위로 도로 주행에 필요한 정보들이 덮어 씌워지는 경우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면 도로 위로 직진 방향이 나타나고 오른쪽 IC로 빠지게 될 경우 화면상 화살표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인공지능의 경우는 음성으로 명령했을 때 손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설정이 된다는 것. 다만 인공지능 스피커처럼 사용자의 음성을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이 내용들은 텍스트로만 전달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아 실제로 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리뷰 영상을 보면 어떻게 작동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증강현실의 경우는 기존 그래픽으로 꾸며진 것보다 직관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제네시스 GV80 디스플레이.  출처 : Daum 자동차

사실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발표했을 때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애플의 경우에도 스티브 잡스 사후에 아이폰 디자인에 대한 손가락질도 꾸준한 편이었다. 그러나 사이버트럭의 예약신청은 꾸준했고 아이폰도 잘 팔려나갔다. 기술은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한다. 기술의 진화와 달리 디자인은 역행할 수 있지만 이런 사례들을 보면 디자인이 어떻게 됐든 살 사람은 산다는 것. 

GV80을 디자인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현대자동차의 이상엽 전무다. 이 전무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벤틀리 등에서도 디자이너로 활동한 바 있다. 2016년 현대자동차의 스타일링 상무를 거쳐 현재 현대디자인센터의 센터장이자 전무다. 그러니까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 잔뼈 굵은 전문가가 아니던가! 과연 이 전무는 GV80을 디자인할 때 어떠한 생각을 가졌을까? 기본적으로 깔끔한 디자인과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되 특별함을 주고자 했단다. 후드가 굉장히 길게 빠져있어 측면에서 봤을 때 매끈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라인이 많고 복잡해봐야 의미 없는 저해 요소가 될 수 있으니 오히려 이러한 단순함이 단아함을 선사하는 듯하다. 제네시스의 로고는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측면 램프까지 하나로 연결된듯 이어지는 2개의 라인이 날개라도 달린 것처럼 보인다. 날렵한 인상도 준다. 토르의 망치를 떠올리게 한다는 볼보의 T자형 헤드램프나 BMW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시그니처가 될 수 있다면 제네시스의 모델은 이처럼 두 개의 라인이 존재하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각인시킬 수 있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제네시스 GV80 측면.  출처 : Daum 자동차

과연 올바른 포지셔닝인가?

3.0 디젤 모델의 차량 가격은 6천580만원. 아무것도 붙지 않은 이른바 '깡통'의 가격이다. 실제 제네시스 홈페이지에서 옵션을 추가하니 적게는 100만원부터 많게는 1천만원 이상이 고스란히 붙는다. 이처럼 제네시스가 제공한 옵션을 모두 쏟아붓는다면 순식간에  2천만원이 넘어가게 되는데 이런 경우 차량 금액은 8천만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물론 선택은 개인의 취향대로. 

일단 2륜이자 후륜으로 제공되는 기본 사양에 전후 구동력 배분 시스템 즉 AWD를 포함시키면 350만원이 붙는다. 차량 뒤에는 제네시스의 흔적과도 같았던 HTRAC이 빠지고 '4WD'의 엠블럼이 붙었다. 여기에 '4'라는 표식은 세모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리스 문자의 델타를 뜻하기도 한단다. 델타는 그리스 문자에서 4번째, 말 그대로 4륜 구동이라는 의미다.

5인승에서 7인승으로 3열구조를 원한다면 100만원이 덧붙는다. 3열은 폴딩 되어 짐칸으로도 쓴다지만 실제로 성인이 앉기에는 너무 비좁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 그렇다고 초등학생쯤 되는 아이들을 가장 뒷자리에 앉히기도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 3열 구조의 SUV를 타보긴 했지만 차량을 타는 동안 3열에 누구를 앉힌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번 GV80에는 기존 유광에서 무광을 추가했다. 매트한 무광으로 마테호른 화이트, 브런즈윅 그린, 멜버른 그레이라는 이름의 색상이 붙었고 가격은 70만원이다. 시트 디자인도 여러 선택사양이 있는데 가장 비싼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이 300만원이란다. 

그밖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2열 컴포트 패키지, 선루프, 빌트인 캠 등을 추가해보니 8천970만원이라는 가격이 형성되었다. 

GV80에 옵션을 넣어봤습니다.  출처 : genesis.com

자, 그런데 여기서 말들이 많다. 제네시스 측에서는 개인의 취향을 모두 담아낼 수 없으니 옵션을 다양하게 넣었다고 했고 그 옵션을 조합할 때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엄청나다고 한다. 여기엔 2륜구동과 4륜구동, 5인승에서 7인승까지, 유광과 무광이라는 선택지, 인테리어에 포함될 수 있는 투톤의 색감까지 선택의 폭은 매우 넓다. 

홈페이지를 통해 옵션을 선택하면서 포르쉐의 옵션이 생각났다. 흔히 '깡통'이라고 표현하는데 깡통 포르쉐에 이것저것 붙이고 나니 어마어마한 가격대에 이르렀다. 

포르쉐가 생산하는 마칸(Macan)의 경우 기본 가격은 7천560만원.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부터 스페셜 색상에 휠까지 취사선택하게 되면 가격은 1억을 뚫고 넘어간다.  

'아, 이래서 포르쉐구나'

포르쉐 마칸의 옵션 가격을 추가하니 1억원이 넘었다.  출처 : porsche.com

내 소득이 포르쉐를 감싸기엔 너무 멀었다. 어차피 살 수 없는 차량이 되고 나니 단점들이 보였다. 

'트렁크도 작고, 인테리어도 투박하며 AS 받기도 어려울 거야'

과연 GV80은 어떨까? 결국 풀옵션을 해도 '8천만원대'에 형성되지만 9천만원이라고 가정해도 외제차에 시선이 가지 않을까? 럭셔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한다는 점이 가격으로만 결정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물론 그뿐만은 아니겠지만). 인테리어만 보면 경우에 따라 '럭셔리'라는 말이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차량 가격에 취등록세를 포함하면 벤츠나 bmw, 볼보 등 유럽 시장에서 날아온 차량 라인업이 더욱 눈에 띌 수도 있다. 제네시스가 제시한 이 가격이 성능과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과연 리저너블(Reasonable)한 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량을 손에 쥐려면 6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했다. 출시 첫날만 해도 1만5천대가 계약되었다고 한다. 아까도 언급했듯 '결국엔 살 사람은 산다'는 것.

웅장하다는 느낌은 분명하다.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이해가 간다. 유럽산 차량들과 경쟁하려면 글로벌 진출은 필수겠지만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바로 국내 소비자가 아닐까?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제네시스 GV80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 

출처 : Daum 자동차

※ 저는 차량 전문가도 아니고 현대자동차와도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자동차를 좋아하고 늘 관심 있게 보는 사람 중 하나랍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은 자동차와 관련된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일부 언론에서 '제네시스'를 '제니시스'라고 표현하는 경우들이 있던데 GV80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랜드는 한글로 제네시스(Genesis)가 맞습니다. 제네시스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영화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는 영문으로 'Genisys(제니시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다만 제네시스, 제니시스 등으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 제네시스 공식 홈페이지 : genesis.com

- 네이버 자동차 : auto.naver.com/car/main.nhn?yearsId=131473&importYn=N

- Daum 자동차 : auto.daum.net/newcar/model/mia0002zppv6

- <World, meet the Genesis GV80 SUV>(2020.1.15), topgear.com

- 포르쉐코리아 : porsche.com

제네시스 GV80.  출처 : caric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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