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꿈꾸는 차세대 배터리 그리고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목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 테슬라(TESLA)는 전기차의 주요 에너지가 되는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배터리 용량과 성능이 어쩌면 전기차의 핵심이 되는 셈인데 '얼마나 많은 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capacity)', '무게는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weight)', '안정성은 탄탄한지(stable)'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배터리팩에 필요한 투자비를 최대한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문제까지 포괄적인 논의와 연구를 지속했을 것이다.
2020년 9월 23일 미국 테슬라 본사에서 이른바 '배터리 데이(Battery Day)'가 열렸다. 테슬라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자체 배터리 개발은 물론 당분간 지속될 배터리 공급망에 대해 살짝 언급하기도 했고 그 기대감으로 인해 국내 관련 주식이 떠오르기도 했다. 반면 '딱히' 별 내용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기대감과 상충하기도 했는데 실제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21일 기준으로 449.39달러, 22일 폐장 기준으로는 424.23달러이지만 전체 시총 금액으로 보면 매우 큰 금액이다.
모두를 궁금하게 했던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는 무엇이 담겨있었을까? 주가가 떨어졌다는 것은 모두의 기대감과 달리 '배터리 없는 배터리 데이'가 되었기 때문일까?
테슬라가 꿈꾸는 차세대 배터리!
배터리 데이를 취재한 수많은 미디어들이 '배터리 데이에는 모두가 기대했던 혁신적인 배터리 테크놀로지가 없었다'라며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기존에도 100만 마일이 가능한 배터리 개발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이러한 발표는 없었다. 100만 마일 배터리는 주행 수명을 의미하는데 100만 마일을 킬로미터로 계산하면 무려 160만 km다. 이는 기존 배터리 수명의 약 5배에 달한다. 이와 더불어 차세대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 역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양극과 음극 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로 고체 물질을 사용하는 배터리인데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폭발 위험성에서 더욱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같은 공간이더라도 더욱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에너지 저장량이 많으면 그만큼 주행거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테슬라 출신의 전 엔지니어 '진 베르디체브스키(Gene Berdichevsky)'는 전고체 배터리가 실현 가능하다면 충분히 투자 받을만 하지만 검증된 바 없고 무엇보다 고체 사이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는 경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가격은 절반으로 낮추면서 성능을 고도화한 배터리 셀을 공개했다. '4680'이라 부르는 이 원통형 배터리는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 에너지 용량은 5배, 힘을 내는 파워가 6배, 주행거리 16% 증가라는 성능을 보인다. '4680'이라는 숫자로 명명한 것은 지름(diameter) 46mm, 높이(height) 80mm이기 때문이다. 이제 막 배터리의 성능을 고도화한 것이라 대량생산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기존 배터리 셀 구매 역시 조금 더 증량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대표적인 배터리 공급 기업은 대한민국의 LG화학,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의 CATL 등이었다. 이 밖에 다른 기업들이 공급망에 포함될 수 있다고도 했다.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할까?
이와 함께 완전 자율주행으로 업데이트된 오토파일럿(Autopilot) 공개도 예고했다. 그것도 한 달 뒤에 이러한 기술력을 선보인다고 했는데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 수 있을까? 실제로 자율주행 레벨에 있어 사람이 손을 놓고 눈을 감아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즉 사람이 전혀 간섭하지 않고 차량 시스템을 통한 '완벽한' 자율주행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멀지 않은 미래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네트워크와 인공지능, 라이다(LiDAR)와 같은 센서들이 더욱 고도화된 능력을 갖추고 충분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자율주행 레벨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5단계(아무런 기능이 없는 0단계 제외)로 구분하는데 자동차 제조사들이 목표로 삼는 레벨은 4단계 수준이다. 자율주행 3단계 역시 조건부 자동화에 포함되어 운전자가 반드시 시스템 작동에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4단계의 경우는 운전자가 크게 개입하지 않아도 정해진 길을 따라 자유롭게 주행하는 형태이며 5단계 수준에 이르면 비로소 SF영화 속에 볼법한 완벽함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테슬라 홈페이지에 게시된 완전 자율주행 기능 중 일부는 베타 버전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더구나 사람의 감독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3~4단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닐까 예상해본다. 보통 정속 주행 기능을 일컫는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을 포함해 주행 중 차선 유지, 앞차와 간격 유지 등이 최근 차량들에 탑재된 기능이지만 이는 자율주행 2단계 수준에 속한다.
아래는 테슬라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율주행 기능이다.
1. Navigate on Autopilot (Beta) : 차선 변경, 인터체인지 탐색, 자동 방향 지시등, 진입로 안내
2. Auto Lane Change(자동 차선 변경)
3. Auto Park(평행 또는 수직 주차)
4. Traffic and Stop Sign Control (Beta) : 운전자 감독하에 정지 신호와 신호등 식별 후 차량속도 감속
5. Summon(차량 소환) : 좁은 공간에서 차량 이동
5. Smart Summon : 복잡한 주차장에서 운전자 탐색 후 차량 이동 기능
최근 차량 제조사들 역시 이러한 기능을 더욱 고도화시키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된 서몬(Summon) 기능 중 일부는 제네시스에도 탑재되어 있다. 구글 웨이모 역시 꾸준히 테스트 주행을 실시하고 있고 볼보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반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양산하고 있다.
사실 테슬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했으리라. 일론 머스크나 테슬라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비전과 포부를 밝힌 것이지만 명확하게 눈에 띄는 것이 없었으므로 큰 실망을 안겼을 것이다. 그렇다고 얼렁뚱땅 신기술, 신제품이라며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 아니던가.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변화하고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지만 그 어떠한 테크놀로지나 제품 모두 눈을 비비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마법처럼 만들어지진 않는다. 일론 머스크 개인 입장에서도 배터리 데이에 구체적으로 선보일 것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투자자의 날카로운 시선 역시 따가웠을 것이고 그 시각과 여론 모두 주가를 향해있으니 얼마나 큰 부담이 되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실제로 22일 주가 대비 24일 테슬라 종가는 380달러 수준. 지극히 필자 개인의 입장에서 테슬라가 더욱 획기적인 테크놀로지를 보란듯이 내놓아 주기를 바란다. 앞으로 3년 뒤 지금보다 저렴한 전기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테슬라의 목표 그리고 차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자동차의 혁신은 어쩌면 다음 세대를 위한 산업혁명의 첫 스타트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감히) 해본다.
※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통해 발표한 미디어들의 내용 중 일부 팩트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 참고
- <Ex-Tesla Engineer Says Solid-State Batteries Are A 'False Hope'>(2020.9.10), insideevs.com
- <Tesla Battery Day: ‘tabless’ 4680 cell and a $25k car>(2020.9.23), electrive.com
- <The 6 Levels of Vehicle Autonomy Explained>, synopsys.com
- <Autopilot and Full Self-Driving Capability>, tesla.com
- TSLA Nasdaq